필립 호세 파머 지음
안태민 옮김
불새, 2015
★★★
큰 이야기의 큰 시작
거대한 강이 흐르는 외계 행성에서 지금까지 존재했던 모든 인류가ㅡ네안데르탈인과 인류 멸망 직전 지구를 방문했던 외계인까지 포함해서ㅡ한꺼번에 부활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것이 미래인들의 거대한 실험이라는 사실이 차츰 밝혀지지만 실험의 목적과 이야기의 결말은 이 한 권에서 밝혀지지 않는다.
끝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야기로서 치명적인 약점이겠지만, 그래도 천일야화의 번역자 리처드 버턴이 앨리스의 모델 앨리스 부인의 팔짱을 끼고 네안데르탈과 외계인을 동료로 거느리고 괴링이 지배하는 노예제 사회에 뛰어든다는 설정, 음식과 의복을 무한정 해결해주는 화수분이 있다 해도 돌과 나뭇잎 뿐인 생태계에서 무한한 부활을 거듭하며 차츰 사회가 구성되고 문화가 생겨나는 과정, SF의 가장 핵심적인 인간상이라고 할, 미지와 무한의 세계 앞에서 불굴의 의지로 탐험에 도전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후속권을 기약할 수 없다 해도) 이 한 권만으로도 충분한 재미와 감흥을 준다고 하겠다.
재미 : 3.5
감동 : 2.5
SF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