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판이 아닌 완역. 그래봤자 별다른 건 없지만.
각각 다른 시기에 써낸 작품들을 마치 연작인 것처럼 사후 수정하여-그래서 기자가 수잔 캘빈을 인터뷰하는 이야기가 액자 밖 이야기처럼 이어진다-묶어낸 거 보면 통합 아시모프 유니버스를 만들려는 작가의 집념이 느껴져 모골이 송연해진다.
로비_ 소녀를 사랑한 로봇
신경쇠약에 편집증에 애정결핍이 극심한 정신병자 수준의 여편내와 참고 사는 어느 불쌍하고 가련한 아저씨와 딸내미 이야기. 로봇은 말할 것도 없고.
스피디_ 술래잡기 로봇
수성의 묘사가 고색창연하다. 로봇물보다는 스페이스오페라에 가까운 느낌.
큐티_ 생각하는 로봇
기독교 문명권에서 로봇물은 결국 프랑켄슈타인 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어쩌라고 싶게 무책임한 결말이 압권.
데이브_ 부하를 거느린 로봇
술래잡기로봇 에 이어 로봇 하나 고치려다 목숨 날릴 뻔 하는 개그 이인조의 슬랩스틱 코미디.
허비_ 마음을 읽는 거짓말쟁이
수잔 캘빈에 대한 작가의 집착이 이해되지 않는다. 이 연작집 제목도 차라리 아이, 수잔 이나 쉬, 캘빈 뭐 이런 쪽이 나았을 듯.
네스터 10호_ 자존심 때문에 사라진 로봇
아시모프의 로봇물에 흔히 등장하는,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열폭이 빛나는 작품. -_-;;
브레인_ 개구쟁이 천재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들이, 결국은 장편이 아닌 경우 대개 재미 없는 만담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증거 n+1호. 로봇심리학이라는 설정 자체가 아시모프가 얼마나 심리학에 무지한지 보여주는 증거 n+2호.
바이어리_ 대도시 시장이 된 로봇
역시나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신경쇠약적 열폭이 빛나는 아시모프풍 러다이트물.
피할 수 있는 갈등
인문/사회학에 무관심한 SF의 세계관이 얼마나 허접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실례. 론 허버드의 배틀필드어스 시리즈를 비롯한, 허접한 서구 SF 오락물의 전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