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실버버그 지음
장호연 옮김
책세상, 2005
★★★★
선물 혹은 저주
다른 사람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주인공은, 그 능력 덕분에 혹은 그 능력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낭비하고야 만다. 재능과 사랑 모두 능력에 비하면 보잘 것 없어 보였고, 그는 그 능력으로 맺을 수 있는(있다고 생각한) 사람들과 마음대 마음의 소통에 넋이 나간 나머지 진정한 인간과 인간 사이의 교류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격동의 60년대와 70년대를 넘기며 이제 중년에 이르러 자신이 그토록 매달렸던 능력이 서서히 소진되어감을 깨달은 주인공은 과연 이 능력의 소멸을 넘어서 계속 살아야 할지, 과연 살아나갈 수 있을지 갈등한다.
장르 SF로서의 특징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국내에 몇몇 조악한 번역과 편집의 원작 외에는 아시모프와의 맹숭맹숭한 공저물로만 알려졌던 로버트 실버버그의 진면목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장르적 특성이 덜하기에 작가로서의 재능이 빛을 발한달까. 시점의 전환과 의식의 흐름, 논문과 보고서, 안내 멘트 등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통해 위대한 재능을 비참하게 낭비해버리곤 하는 인간 존재의 한 모습을 다채롭게 조명하고 있다.
재미 ; 4
감동 ; 4
SF ; 3
키워드 - 초능력 / 정신감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