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오빠를 찾아 집을 나온 소녀가 신분을 위장해서 우주선에 견습생으로 올라탄다. 레테르와 무관하게 청소년을 위한 스페이스오페라로서의 재미가 충분하고, 위기와 해결, 이어지는 반전들이 흥미진진하다. 애초에 지구의 중력을 넘어선 곳에서 부유하는 SF에서 한국적이나 한국형 등의 상표는 무의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재미: 4
감동: 3
SF : 3
실종된 오빠를 찾아 집을 나온 소녀가 신분을 위장해서 우주선에 견습생으로 올라탄다. 레테르와 무관하게 청소년을 위한 스페이스오페라로서의 재미가 충분하고, 위기와 해결, 이어지는 반전들이 흥미진진하다. 애초에 지구의 중력을 넘어선 곳에서 부유하는 SF에서 한국적이나 한국형 등의 상표는 무의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재미: 4
감동: 3
SF : 3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황금가지 2019.
★★★★
압도적인 사이언스 판타지
그러나, 인간을넘어서 나 타이거,타이거 (혹은 파괴된사나이 ), 이상한존 등이 SF인 한, 이 작품도 그냥 사이언스 판타지 같은 이름이 아니라, SF로 불러야 할 것이다. 지각을 움직일 수 있는 초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하필이면 지각이 불안정한 행성에 태어나 계급화되어 억압받고 도구로 이용만 당하는 세계에서, 체제의 모순을 온몸으로 겪고 마침내 세계를 부수는(변화가 아니라) 사람들이 나타난다...
세계 설정이 매우 장대하면서도 정교하고 독특하며,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잘 조형되어 있다. 문장도 무게중심이 잘 잡혀 있고... 완결된 이야기를 봐야 온전한 평가가 가능하겠지만, 독립된 이야기로도 완성도가 훌륭하다. 이야기 구성 역시 다층적이고 입체적이며 정교하다. 초능력 역시, 작동 원리만 물리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을 뿐 작동 방식은 상당히 논리적이고 묘사도 디테일하다. 특히나 주변의 열을 흡수해 지각을 움직이는 능력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등장인물의 심리를 드러내는 데에까지 사용하는 치밀한 서술은 정말... 근래 국내에도 종종 소개되고 있는 최신 SF/판타지들이 상상력을 끌고나가는 힘이나 문장을 다져나가는 힘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는 경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독보적이다.
재미: 4
감동: 4
SF : 4
★★★★
영원히 낡지 않을 걸작 하드 스페이스오페라
스페이스오페라라는 분류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SF 백과사전의 스페이스오페라 항목에는 대표작 중 하나로 나와 있지만ㅡ(위키피디아에서는 밀리터리 SF로 부르고 있는데 이쪽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스페이스오페라 팬이나 밀리터리 SF 독자들이 각각 기대하고 읽었다가는 실망하지 않을까. 이 작품의 즉각적으로는 와닿지 않는ㅡ하지만 결국엔 확실하게 드러나는 매력의 핵심은 다른 어딘가에 가 있다. 거의 비슷한 시기의 스타타이드라이징 이 서브장르의 근원적인 재미인 모험물로서의 재미를 현대적으로 살려냈다면 다운빌로스테이션 은 서브장르를 소재로 현대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냈달까. 집단과 집단 사이의 냉혹한 이해타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간군상을 초연한 태도로 그려나가는 솜씨가 뛰어나다. 재미가 없어서 설렁설렁 읽다 중요한 세계 설정 몇을 놓치기 쉬운 프롤로그를 지나면 컴퍼니의 전함 <노르웨이>가 다운빌로 스테이션에 난민선을 부려놓는 도입부의 묘사와 진행이 특히 압도적이다.
재미 : 4
감동 : 3
SF : 4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최윤영 옮김
초록달, 2014
★
22세기 런던
쥘 베른에게 20세기파리 가 있다면 웰즈에게는 다가올그날의이야기 가 있다. 두 작품 모두 자본주의 경제가 고도로 발전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젊은 낭만주의자를 주인공으로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아내는데, 개인적으로 웰즈를 베른보다 훨씬 높이 평가하지만, 두 작품은 나란히 놓기 창피할 정도로 웰즈가 훨씬 처진다. 플롯은 개연성이 한참 결핍되어 있고, 미래 사회는 진부하고 고루하고 평면적이며, 사건들은 주제를 잘 떠받치지 못하고 기우뚱거린다. 뒤에 덧붙은 단편 세 편이 (모두 이미 번역된 적 있지만) 훨씬 재미있다.
재미 : 2
감동 : 0
SF : 1
로버트 하인라인 지음
안태민 옮김
불새, 2013
★★★
하인라인의, 그리고 SF의 출발점
스타십트루퍼스 나 여름으로가는문 , 혹은 달은무자비한밤의여왕 등의 흥미로운 스토리텔링과 유려한 나레이션, 매력적이고 현실감 있는 캐릭터 등을 기대한 독자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생명선 이라든가 길은움직여야한다 , 혹은 코벤트리 나 므두셀라의아이들 등으로 SF의 역사 속에서 하인라인의 시대적 위치를 어느 정도 감 잡은 독자들에게는 오히려 흥미로울 수 있을지도.. "빛이여있으라"는 처참하리만치 조잡하고 투박하고, 생명선 이나 폭발 도 조금 낫지만 만만치 않고, 도로는굴러가야만한다 는 천박하리만치 정치적으로 편협하고 노골적이지만,
우주에 대한 동경이라는 SF의 가장 원초적이고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감성이 날 것 그대로 들어있는 표제작 달을판사나이 나 이어지는 이야기인 위령곡 을 읽을 때에는 지구의푸른산 의 마지막 부분에서의 그, 살짝 소름 돋는 감동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재미 : 3
감동 : 3
SF : 3
로버트 실버버그 지음
최내현 옮김
북스피어, 2006
★★★★
영생을 찾아나선 70년대 미국 대학생 네 명 이야기
이 작품을 SF로 볼 수 있을까? 나는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체 영생에 도달한 존재의 이야기는 SF만의 모티프는 아니다. 모티프만으로 장르가 구별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모티프를 다루는 방식이다. 근대 서구 문명에 대한 회의가 정점에 달했던 70년대 초반, 영생을 찾아 떠나는 대학생 네 명의 내면을 통해-네 명의 화자가 교대로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사용한다-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 소설에는 이성과 신비, 믿음과 실재 사이의 충돌-이야 말로 SF의 본령이 아닐까-이 놀랄 정도로 생생하게 형상화되어 있는 것.
액션과 어드벤처, 스펙터클을 기대한다면 실망하겠지만, 사변과 심적 갈등의 묘미는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재미 ; 4
감동 ; 3
SF ; 2.5
키워드 - 영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