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계절

2019. 9. 16. 19:19 posted by zelaznied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황금가지 2019.


★★★★


압도적인 사이언스 판타지

그러나, 인간을넘어서 나 타이거,타이거 (혹은 파괴된사나이 ), 이상한존 등이 SF인 한, 이 작품도 그냥 사이언스 판타지 같은 이름이 아니라, SF로 불러야 할 것이다. 지각을 움직일 수 있는 초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하필이면 지각이 불안정한 행성에 태어나 계급화되어 억압받고 도구로 이용만 당하는 세계에서, 체제의 모순을 온몸으로 겪고 마침내 세계를 부수는(변화가 아니라) 사람들이 나타난다...

세계 설정이 매우 장대하면서도 정교하고 독특하며,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잘 조형되어 있다. 문장도 무게중심이 잘 잡혀 있고... 완결된 이야기를 봐야 온전한 평가가 가능하겠지만, 독립된 이야기로도 완성도가 훌륭하다. 이야기 구성 역시 다층적이고 입체적이며 정교하다. 초능력 역시, 작동 원리만 물리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을 뿐 작동 방식은 상당히 논리적이고 묘사도 디테일하다. 특히나 주변의 열을 흡수해 지각을 움직이는 능력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등장인물의 심리를 드러내는 데에까지 사용하는 치밀한 서술은 정말... 근래 국내에도 종종 소개되고 있는 최신 SF/판타지들이 상상력을 끌고나가는 힘이나 문장을 다져나가는 힘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는 경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독보적이다.


재미: 4

감동: 4

SF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