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차가운 무덤 : 젤라즈니 특유의 등장인물들이 그렇지만 다소 평이하게 움직인다. 인공 동면을 통한 무한한 불멸-신성의 획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쳐내지 못하는 인간적인 애욕의 유한함이란 꽤나 매력적인 주제인데도.
가만히 있어, 루비 스톤 : 젤라즈니도 이런 평작을 쓸 때가 있었다.
하프잭 : 젤라즈니에게 신성의 핵심은 불멸이며 불멸은 아광속 비행이나 냉동 수면 등을 통해 과학적으로 획득될 수 있었다. 서당개도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평범한 인간도 3천년이나 3만년 쯤 묵히면 신이 못 될 게 또 무언가. 양을 통해 질을 획득할 수 있다는 미국인 특유의 물질주의적 낙천주의? 짧은 소품이지만 젤라즈니의 작품 세계 전반을 조망할 수 있을 듯.
캐멀롯의 마지막 수호자 : 흘러가버리는 시간에 대한 페이소스로 가득 찬, 몇 번을 읽어도 감동적인, 젤라즈니 특유의 판타지. 그러나 그 핵심에는 여전히 SF가 도사리고 있다.
그림자 잭 : 살며시 앰버 가 연상되기도 하는, 그러나 독립적으로 재미있고 감동적인 중편. 젤라즈니의 작품 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트릭스터라고 한다면, 이 작품은 젤라즈니적 트릭스터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구동토 : 형식 상의 실험적 시도가 이채로운, 그러나 내용 상으로는 전형적인 젤라즈니 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