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한동훈 옮김
문예출판사, 2009
★★★
열대의 섬에서 대면한 서구 근대의 검은 중심
동물들을 생체 해부/조합하여 인간을 만들어내려는 모로 박사의 실험 자체는 시체들을 짜깁어서 인간을 만들어내려는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웰즈는 열대의 한 무인도를 피와 고름으로 가득찬 조악하고 그로테스크한 피조물들로 가득 채운 다음, 인간과 짐승, 문명과 야만의 경계선을 지워버리고 인간 속의 짐승, 문명 속의 야만을 백주대낮에 폭로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이 섬에 도착하는 경로가 배의 파선이라는 도입부부터 의미심장하다) 과학적 논거는 엉성하고 서투르지만, 웰즈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기괴하고 광적인 이미지들이 넘쳐흐르며, 결코 잊을 수 없는 하얀 악몽을 전해준다.
재미 ; 4
감동 ; 2
SF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