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메이커

2009. 4. 17. 15:51 posted by zelaznied



올라프 스태플든 지음
유윤한 옮김
오멜라스, 2009

★★

따분하고 지루해도 고전은 고전
타임 슬립에 준하여 스페이스 슬립 같은 말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버로우즈의 화성의공주 에서처럼, 주인공은 백일몽을 통해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들판에서 무한하고 영원한 우주 공간으로 순식간에 빠져든다. 그리고 수많은 별들 속의 수많은 생명들이 지성의 완성을 향해 몸부림치는 굴곡의 역사가 펼쳐진다.
이건 마치 아무런 조작 기능이 없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그저 지켜만 보는 기분이다. 각 별의 문명은 서서히 고조되다가, 지구 유럽의 2차대전을 연상시키는 분열과 대립, 전쟁 속에서 몰락한다. 많은 사건들이 지구 유럽 문명의 단순한 알레고리로 보이고, 뚜렷한 플롯도 없이 처음-중간-끝의 단순한 구성 속에서 너무 넓은 공간 속의 너무 긴 시간 속의 너무 많은 사건들을 그저 줄기차게 풀어내기만 한다.
이쯤 되면 이 책을 읽을 이유가 없어지는데, 그래도 고전은 괜히 고전이 아니다. 참을성 있게 읽어나가면, 아서 클라크에서부터 러브크래프트, 줄 베른과 웰즈, 할 클레멘트, 심지어 매트릭스 나 스타워즈 까지 후대 SF들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아이디어들의 원형-혹은 예고편들과 만날 수 있다.

재미 ; 2
감동 ; 1
SF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