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권인 멀리가는이야기 이후의 근작들이 수록되어 있다. 김보영의 SF는 여전히 흔들림 없이 차분하고 확고한 발걸음으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진화신화 : 고대사의 설화적인 기록을 과학의 언어로 되살려냈다. 잘못된 정치로 인한 민중의 생활고를 진화 압력에 비유한 것은 절묘하고 탁월하며, 심지어 시적이다. 잘못된 세상에 대한 따뜻한 연민의 시선이 독설적인 비판보다 더 뼈저리다.
땅 밑에 : 뒤집힌 세상의 이야기가 다시 세상을 뒤집는다. 작가의 장기인 인식의 전환이 SF 특유의 감성을 향해 눈부시게 폭발하는 작품.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 담담하고 잔잔하지만 편견에 사로잡힌 세상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이야기.
몽중몽 : 작가의 문장력이 한껏 발휘된 소품. 몽환적이면서도 SF 작가들만이 쓸 수 있는 체계적이고 이성적인 판타지.
거울애 : SF의 범위에서는 꽤 멀리 나갔지만, 흥미로운 심리학 스릴러.
0과 1 사이 : 시대의 아픔을 SF의 언어로 가장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
마지막 늑대 : 소품.
스크립터 : 게임 판타지를 문학으로 승화시킨 작품.
노인과 소년 : 소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