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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1.10 사소한 기원
  2. 2010.09.26 코벤트리

사소한 기원

2020. 11. 10. 23:30 posted by zelaznied

앤 레키 지음
신해경 옮김
아작, 2020.07.

★★★

같은 우주, 다른 방향의 이야기
라드츠 제국 3부작을 읽었다면 익숙한 분위기가 친숙하겠지만, 읽지 않았더라도 읽기 나쁘지 않다. 오히려 3부작과는 이야기의 방향성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이미 읽은 선입견이 감상을 방해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개인적인 원한이 우주 전체의 변혁으로 이어졌던 3부작과 달리 오히려 세계의 변혁 속에서 개인적인 은원이 풀려나가는 이야기는 호오가 갈릴 여지가 없지 않다. 개그와 재치가 없지 않지만 약간은 뜬금없고, 인물들 간의 갈등과 드라마가 중심이다보니 SF적인 재미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작중 배경을 짧은 역사 속에서 전통에 집착하는 미국 사회 자체에 대한 풍자와 냉소로 읽으면 다르겠지만, 반대로 읽으면 미국 SF의 타자에 대한 희화화와 폄하의 연장선으로 생각되어 불편한 지점도 없지 않다.

재미: 3.5
감동: 3
SF  : 3


코벤트리

2010. 9. 26. 20:47 posted by zelaznied
 

로버트 하인라인 지음
배지훈 옮김
오멜라스, 2010

★★☆

하인라인의 또다른 자유주의 쿠데타 이야기
달은무자비한밤의여왕 을 혁명 이야기로 볼 수 있을까? 지구의 식민 지배 체제를 변혁했으니 혁명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하인라인의 끝내주는 말빨 이면에 보이는 정보 조작과 선동, 민중의 직접적인 결정보다는 소수에 의해 주의깊게 조정되는 의사 결정 과정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고개를 젓게 된다. 이쪽도 마찬가지. 광신 독재 정권을 소수 엘리트 군인들이 타도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다수 민중은 무지몽매하고 수동적인, 도구로서 그려질 따름이다. 미국식 리버럴리즘의 한계. 이래서야 아무리 초반 활극이 스릴 넘치고 후반 전투씬이 역동적이어도 뒷맛은 씁쓸하기만 하다. 경장편 '이대로 간다면' 뒤에 첨부된 표제작 '코벤트리'는 더구나, 활극도 전투씬도 없이 설교로만 일관하니...

재미 : 3.5
감동 : 1
SF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