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땅

2004. 9. 26. 19:49 posted by zelaznied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이수경 옮김

황금가지 , 2004.

 

★★

 

코난 도일, 챌린저 교수와 동반 자살! -_-

표제작 안개의땅 은 챌린저 교수의 하나 뿐인 외동딸에게 작업 들어가기 시작한 멀론이 엄하게도 연애에만 빠지는 게 아니라 사이비 종교에까지 빠지면서 벌어지는, 대책없이 망가지는 챌린저 교수 시리즈라고 하면 딱일 듯 하다.

다른 모든 소설적 재미를 던져버리고 오직 저자 자신이 한때 빠져들었던 심령술의 합리적 타당성을 옹호하기 위해 쓰여진 이 소설은 읽는 내내 내가 왜 이걸 읽어야 하나? 라는 의혹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_-

굳이 긍정적으로 봐주자면, 90년대 중후반에 출몰한 뉴에이지 소설의 시조격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별로 것도 좋은 것 같지 않고. (빅토리아 시대에 왜 심령학이 유행했는 지에 대한 하나의 단서 파악 정도가 수확이었달까, 공고하던 신분제의 영향이 커보이더라. ;;)

머리 속에 뒤집히려는 걸 간신히 참고 다 읽으면 나오는, 물질분해장치 와 지구가절규했을때 가 그래도 좀 나았지만, 전체적인 인상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

론 허버드의 사이언톨로지 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이쪽이 훨씬 더 불쾌하다. _-_

아무래도 챌린저 교수는 그냥 잃어버린세계 에서 끝나는 것이 좋았을 듯. ;;

 

재미 ; 2

감동 ; 1

SF   ; 2

 

키워드 ; 심령학 / 지질학 /

콘택트 1, 2

2004. 9. 6. 08:13 posted by zelaznied
 
 


칼 세이건 지음

이상원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1

 

★★★ 1/2

 

세티가 이티를 만났을 때.

코스모스 등의 대중 저술로 익히 알려진 칼 세이건이 그려낸 외계 문명과의 접촉 드라마. 60, 70년대의 여성주의적 관점을 도입한 도입부부터, 외계의 신호를 탐사하는 계획이 현실에서 부딪치는 경제적, 학술적 어려움, 마침내 신호를 잡아냈을 때, 세계 각국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충격과 반향들, 우주에 대한 과학자들의 꿈과 지구에 대한 정치가들의 집착 사이의 갈등, 우주에 대한 과학자들의 탐구심과 종교가들의 경외감 사이의 충돌을, 외계 문명이 과연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이며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받고 해독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와 함께 상당히 총체적으로 그려내고자 한 점이 돋보인다.

그렇지만 결국 미국식 프로테스탄트, 미국식 국제 정치 밖엔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기도 했지만.

다 읽을 즈음에는, 외계 문명과 엘리와의 조우보다는, 엘리 자신의 문제의 근원에 엘리 스스로가 마침내 다다르는 부분에서 되려 감흥을 느꼈다. 위에서 드라마 라고 한 것은 그 얘기다.

외계의 신호를 받아 우주 여행에 나서게 되는 것은 아래의 타이버영혼의빛 과 비교해가며 읽어볼 만할 거 같다.

 

재미 - 3.5

감동 - 4

SF   - 4

 

키워드 ; 외계문명 / 우주여행 / 천문학 /

타이버

2004. 8. 25. 14:50 posted by zelaznied

 

  

버즈 앨드린, 존 반스 지음

김현섭 옮김

넥서스, 1997

 

★★

 

오역과 오자의 환상적인 만남. -_-;;

이 소설을 읽기 위해서는 초벌 번역 수준의 오역과 '괘도를 도는 우주성' 등의 오자에 굴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가 필요하다. 제목이 되는 외계 행성 타이버 를 본문 중에서 티베르 로 불러대기까지 하니 이쯤되면 책을 읽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알 수가 없을 지경.

작품 자체를 보자면, 1969년 미국 달착륙의 주인공(정확히는 부주인공)이었던 버즈 올드린이 참여했기 때문에, NASA 계열의 뒷다마와 관련 테크놀러지에 대해서 빠방하게 한 소리를 늘어놓고 있는데, 이게 작품을 전반적으로 풍요롭게 하면 좋으련만, 너무 심하다 싶게, 작품 전체의 균형을 흔들고 있다. (게다가 대문자 축약어를 여과없이 남발하는 번역으로 무슨 나사 관련 기술 팜플렛이나 전문 매뉴얼을 보는 느낌까지 든다)

고대에 지구를 방문했던 외계 문명의 유산을 발굴하여 외계의 테크놀러지로 아광속 항행을 해서 오래 전 사멸한 외계 문명의 본거지를 찾아간다는 큰 줄거리 자체는 범상하지만, 외계 문명의 서로 다른 아종족 사이 갈등을 그린 것이나 미국 의회의 나사 관련 예산 삭감 문제를 민감하게 (혹은 강박적으로) 다루고 있는 점 등, 세부에서는 나름대로 특이하긴 특이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재미 - 2

감동 - 1

SF   - 2.5

 

키워드 ; 외계문명 / 외계인 / 우주여행 / 달 / 화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