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4.01.05 이 사람을 보라
  2. 2010.09.26 코벤트리
  3. 2010.09.25 집행인의 귀향
  4. 2007.11.27 하느님 끌기
  5. 2004.07.22 스트레인저 1, 2

이 사람을 보라

2014. 1. 5. 09:26 posted by zelaznied


마이클 무어콕 지음

최용준 옮김

시공사, 2004



취향을 많이 탈, 뉴웨이브 종교 (SF)

SF적인 소재이자 소도구는 시간여행-타임머신이 유일하고, 소설의 초점은 가까운 미래의 (지금과 다를 바 없는) 현대 사회의 병폐 속에서 고통받던, 구세주 컴플렉스의 찌질한 주인공이 어떻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시간여행 정보 역설에 따라 (아직)이미 부여된(부여될) 길을 걷게 되었는가에 맞춰진다.

뉴웨이브 SF 답게 내적 독백과 의식의 흐름이 뒤엉킨 산만한 구성을 취하고 있고, 장르 SF로서 종교 SF나 시간여행 SF를 기대하는 독자들 뿐만 아니라 J. G. 발라드류의 화려한 이미지를 과시하는 뉴웨이브 SF를 기대하는 독자들의 예상마저도 뒤엎는, SF보다는 그냥 현대 소설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마 그런 점에서 뉴웨이브 SF들이 장르 안에서 욕 먹었고, 어쩌면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이 뉴웨이브 SF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종교의 현대적 의의에 관심이 있거나, 뉴웨이브 SF보다는 현대 소설에서 SF에 접근한 쪽(심지어 슬립 스트림 말고)에도 거부 반응 없는 독자들에게 강추. 그외에는 비추천.


재미 : 2

감동 : 3

SF   : 1.5


코벤트리

2010. 9. 26. 20:47 posted by zelaznied
 

로버트 하인라인 지음
배지훈 옮김
오멜라스, 2010

★★☆

하인라인의 또다른 자유주의 쿠데타 이야기
달은무자비한밤의여왕 을 혁명 이야기로 볼 수 있을까? 지구의 식민 지배 체제를 변혁했으니 혁명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하인라인의 끝내주는 말빨 이면에 보이는 정보 조작과 선동, 민중의 직접적인 결정보다는 소수에 의해 주의깊게 조정되는 의사 결정 과정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고개를 젓게 된다. 이쪽도 마찬가지. 광신 독재 정권을 소수 엘리트 군인들이 타도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다수 민중은 무지몽매하고 수동적인, 도구로서 그려질 따름이다. 미국식 리버럴리즘의 한계. 이래서야 아무리 초반 활극이 스릴 넘치고 후반 전투씬이 역동적이어도 뒷맛은 씁쓸하기만 하다. 경장편 '이대로 간다면' 뒤에 첨부된 표제작 '코벤트리'는 더구나, 활극도 전투씬도 없이 설교로만 일관하니...

재미 : 3.5
감동 : 1
SF   : 2

집행인의 귀향

2010. 9. 25. 10:43 posted by zelaznied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북스피어, 2010

★★★☆

구원자의 귀환
젤라즈니의 연작 중편 중 한 편만이 용케 번역되었다. 내이름은콘라드 의 역자 해설에서 언급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국내에 이름 알려진지 15년 만의 일. 같은 연작인 루모코이브 는 팬 번역을 통해 웹에서 한 차례 돌았었지만 재미와 감동은 이쪽이 단연 빼어나다. 젤라즈니가 사이버네틱스를 다루는 솜씨도 눈여겨 볼 만 하지만, 특히나 인간의 원죄와 구원에 대해서 나직하고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대목은 현학적이고 시니컬한 젤라즈니 특유의 작풍에서는 아주 이례적이기 때문에 감동과 함께 일종의 놀라움까지 맛볼 수 있다.

재미 : 3
감동 : 4
SF   : 4

하느님 끌기

2007. 11. 27. 14:21 posted by zelaznied


제임스 모로 지음
김보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07

★★★

신성모독을 통한 신성예찬
중반부까지는 그야말로 불경할 정도로 재치 넘치고 예리하고 날카롭다. 3km짜리 하느님의 시신이 바다 한 가운데에 떨어지고, 죽어가는 천사들이 바티칸을 방문해 하느님의 장례식을 부탁한다. 하지만 바티칸은 하느님의 시체를 북극에다 끌어다놓고 뇌세포를 보존하려고 하며, 초대형 기름유출 사고를 친 전직 유조선 선장에게 그 임무를 맡긴다. 하지만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된 무신론자들은 어떻게든 유신론의 결정적 증거인 이 시체를 없애버리려고 하고, 예인선 승무원들은 신이 죽었다는 사실 앞에서 아노미 상태에 빠져 발광하기 시작하는데...
말 그대로 카니발을 방불케하는 중반부의 혼란상까지는 멋졌지만 뜬금없이 범생스러운 결말을 제시해서 김빠지게 한다. 하지만 계속 강조하지만 중반부까지의 불경스런 블랙 유머는 후반부의 헐리우드식 보수적 감동주의의 닭살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일독, 재독할 재미가 있다.

재미 ; 4
감동 ; 2
SF   ; 1

스트레인저 1, 2

2004. 7. 22. 18:50 posted by zelaznied

 

로버트 하인라인 지음

 

가서원 1992

 

★★★

 

60년대 시대 정신의 SF적 반영

스타십트루퍼스 만 읽고 하인라인을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 60년대 미국의 히피 정신에 그대로 적중해서 일종의 컬트적 숭배를 받기도 한 기묘한 베스트셀러. 그렇지만 SF로서는, 하인라인의 다른 작품들보다 별로. _-_ 초반, 화성에서 태어나 화성인들의 뉴에이지식 교육을 받고 지구에 돌아온 일종의 메시아 마이클이 쥬빌을 만날 때까지는 그럭저럭 재미와 함께 가지만, 쥬빌의 저택에서 나온 마이클이 미국 전역을 횡단하며 마침내 초능력과 화성의 사상을 바탕으로 신흥 교주가 되기까지의 과정들은, 마치 60년대 히피들 혹은 80년대 뉴에이지시트들의 썰을 듣고 있는 것처럼 어지럽고 지리멸렬하다. 예수의 십자가형과 겹쳐지는 마지막 장면 역시 감흥을 불러일으키기엔 별로.

너무나 60년대적이었고, 그래서 새천년엔 걸맞지 않는 건지. -_-;;

 

재미 ; 2.5

감동 ; 2.5

SF   ; 2.5

 

키워드 ; 화성 / 종교학 / 초능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