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요람

2005. 2. 1. 09:51 posted by zelaznied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아이필드 2004 (새와물고기 에서 94년에 냈었다)

 

 

어이없는 인류에 대한 어처구니 없는 묵시록

고양이요람 역시 자동피아노 와 타이탄의미녀(개인적으로는 저위의누군가가날좋아하나봐 라는 제목이 더 귀에 익지만) 들과 함께 보네거트 작품들 중에서도 SF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지만, 전반적으로 크로키에 가까운 캐리커쳐라 할 수 있을 듯 하고.

바나나 공화국의 신흥 종교 보코논 교를 통해 역시나 인류 역사의 무지몽매함과 인생 자체의 부질 없음을 날카롭게 꼬집어 내고 있다.

특히나 지구 멸망의 원인인 아이스 나인에 얽힌 이야기 속에서는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인류의 어리석음에 대한 진절머리가 신랄하게 드러난 듯.

비교적 가볍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

 

재미 ; 3

감동 ; 3

SF   ; 2

 

키워드 - 종말이후 /

챔피온들의아침식사

2005. 2. 1. 09:42 posted by zelaznied


커트 보네거트 지음

이형식 옮김

금문 2001

 

 

기계가 되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경쾌한 풍자

일종의 인생 실패 상태의 SF 작가 킬고어 트라우트와 지방 도시의 갑부급으로 성장한 자동차 중개인이지만 점점 미쳐가버리는 드웨인 후버의 만남이 중심 줄거리.

드웨인 주변의 사람들과 상황들, 킬고어가 드웨인과 만나기 위해 떠난 여정 속에서 펼쳐지는 미국의 여러 사람들과 삶의 모습들을 통해서 보네거트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어리석고 보잘것없고 하잘것없고 넌센스와 광기로 넘쳐나는 지, 마치 지구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외계인에게 설명해주듯 직접 그린 삽화들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킬고어 트라우트라는 (가상의-그러나 시어도어 스터전을 모델로 했다는 점에서 또한 유명한 이름이다) SF 작가의 (가상의) 소설들 요약 소개를 통해 굉장히 다채로운 풍자 SF의 상상력을 펼쳐보이며 현실과 SF의 상상력 사이의 연결 고리도 잠시 내비쳐보여주기도 할 뿐더러, 우리의 삶 자체를 통렬하게 풍자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재미.
중심 모티브라 할, 드웨인의 광기의 핵심인, 인간을 일종의 프로그램된 로봇으로 보는 기계론적 관점 역시 아무런 반성과 의식 없이 살아가며 그럼으로써 서로에게 상처 주고 고통 받는 우리의 자화상을 비춰주는 하나의 일그러진 거울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재미 ; 4

감동 ; 3

SF   ; 3.5

 

키워드 - 로봇 / 외계인 /

자동피아노

2005. 2. 1. 09:30 posted by zelaznied


커트 보네거트 지음

정석권 옮김

금문 2001

 

 

기계 문명 시대의 인간 소외에 대한 진지한 고찰

전쟁으로 인한 극단건적인 효율우선주의가 국내의 모든 산업과 경제를 하나의 조직 아래 통합해버린, 그래서 사실상 정부가 유명무실해지고 오로지 경영자들과 공학자들의 협의체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된 미국을 배경으로 올더스 헉슬리를 연상시키는 디스토피아의 세계가 펼쳐진다. 자기 테이프와 펀칭 카드의 구닥다리 테크놀러지의 연장선 상에서 묘사된 미래 고도 기술 사회는 오히려 흑백영화 속 잿빛 양복을 연상시키는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공들인 심리 묘사 위에서 등장 인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부조리한 사회 현실과 아프게 맞갈려나간다.
커트 보네거트의 최초의 장편 소설이고, 이후 그의 장편들에서 보이는 신랄한 풍자에의 경도로 인한 리얼리티 부족 대신 보다 차분하고 단정한 어조로 인간과 도구 사이의 관계를 깊이 파고들고 있다. 특징적 부분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이후 작품들 대신 꼼꼼한 데생을 연상시키는 필치 속에서 일종의 총체성마저 획득하고 있으며, 특히나 마침내 성공한 혁명 이후, 기계에 대한 의존에서 결코 빠져나오지 못하는 민중의 모습을 그려낸 부분은 발군.

이후 영혼의밤 이나 챔피온의아침식사 등에서 두드러지는 모티프들의 초기 모습도 군데군데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이고.

 

재미 ; 4

감동 ; 5

SF   ; 3.5

 

키워드 - 디스토피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