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 4
감동 : 3
SF : 3
재미 : 4
감동 : 3
SF : 3
존 스칼지 지음
유소영 옮김
구픽, 2018.
★★☆
너무나도 여전한 스칼지식 입담
존 스칼지는 로버트 하인라인이 떠오를만큼, 1인칭 서술을 매력적으로 구사한다. 그래서 하인라인과 마찬가지로, 계속 읽다보면 모든 등장인물이 비슷한 톤으로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내용면에서는, 실시간 성간 네트워크가 붕괴되며 인류 문명이 위기에 처한다는 설정은... 댄 시먼스의 히페리온의몰락 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수작과 비교해서 미안할 정도지만, 특히 존 스칼지의 등장인물들은 너무 재기발랄해서(때로는 다음 번 재치있는 대사를 내놓기 위해 안달하는 느낌마저 든다), 위기도 별로 위기로 느껴지지 않는다.
불평은 여기까지. 노인의전쟁 연작들도 스페이스오페라적 성격이 강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본격적인 스페이스오페라다. 배경의 스케일도 거창하고, 사건의 중요성도 막중하다. 다만 문제들이 발생하는 지점에서 단행본이 끊어졌기 때문에, 뒷이야기가 궁금하면 못 참는 독자들은 기다렸다 읽는 것도 방법이겠다.
재미 : 4
감동 : 2
SF : 3
생각보다는 낡지 않은, 한국 SF의 잊혀졌던 원점
1965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그동안 팬덤 내에서 한국 SF 소사를 이야기할 때마다 간략한 줄거리와 함께 빠짐없이 언급되기는 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인지 대체역사 SF로서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던 비명을찾아서 보다는 덜 진지하게, 화석화된 프로토 SF로서의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새로 출간된 완전판을 읽어보면 의외로 SF의 핵심 요소들인 미래 사회로에 대한 예측과 미래의 새로운 도구들이 전면적으로 사용되어 SF를 읽는 맛이 꽤 제대로 난다. 특히 미래 사회로의 변화 과정을 직접 제시하지 않고 주인공이 체험하며 추론하고 다양한 과정에서 조금씩 알게 만든 구성은 60년대 한국 SF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점이라 놀라웠다. 다만 아쉬운 것은, 주인공의 가치관과 생각, 대사 곳곳에 당시 시대의 한계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점(이건 고전들에게는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주제 면에서, 겉으로는 양성 간의 대립과 화해를 다루고는 있지만 마찬가지로, 남성적 시각에서의 풍자에 가까워서 오늘날의 사회적 문제와 연관지어 이야기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점이 많다는 점.
재미 : 3
감동 : 2
SF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