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별점 다방
'ㅎ'에 해당되는 글 12건
- 2019.09.17 헬로 아메리카
- 2011.09.17 해변에서
- 2009.09.06 히페리온 4
- 2008.12.31 하드 SF 르네상스 2
- 2008.12.13 하드 SF 르네상스 1
- 2008.08.18 화성의 공주
- 2007.11.27 하느님 끌기
- 2005.06.29 환영의도시
- 2004.07.22 화씨451 2
- 2004.07.22 하늘의터널
네빌 슈트 지음
정탄 옮김
황금가지, 2011
댄 시먼스 지음
최용준 옮김
열린책들, 2009
★★★★
스페이스오페라를 경배하라
하드SF를 추앙하는 진골 SF팬들에게 스페이스오페라란 묻어버리고 싶은 흑역사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국내에도 띄엄띄엄 들어오고 있는 최신 스페이스오페라들은 하드SF의 상상력과 사이버펑크의 감성, 뉴웨이브의 기법을 한데 아울러, SF의 참맛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만방에 고하고 있는 듯 하다. 외계 행성의 신흥 종교에 참례하는 순례자들이 제각기 펼쳐놓는 이야기 속에는 카톨릭 계열의 정통 종교SF, 엔더의게임 혹은 영원한전쟁 의 일부를 연상시키는 밀리터리SF, 젤라즈니류의 문학적SF, 감성적인 드라마SF, 사이버펑크가 하드보일드 느와르와 어떻게 닿아있었는지 보여주는 추리SF, 아서 클라크를 연상시키는 머나먼 외계 행성 바다의 노래까지 이 모든 것을 단돈 15,000원에! 지금 바로 구매하세... 스페이스오페라적인 우주관 아래에서 한데 끌어모아 녹여내어 SF의 본질을 추출해내는데 성공했다. 사제와 군인, 시인, 학자, 탐정, 외교관이 그들의 순례길에서 털어놓는 다채로운 SF적 감동을 지금, 맛보시라.
재미 ; 4
감동 ; 4
SF ; 4
데이비드 브린 외 지음 (데이빗 하트웰 외 편집)
홍인수 옮김
행복한 책읽기, 2008
★★★
하드SF 문예부흥으로의 초대
과학적 논리의 정합성을 중시하는 하드SF의 두 번째-혹은 세 번째 부흥기로 이야기되는 근래 영미 SF의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편집. 시공사의 21세기SF도서관이나 황금가지의 오늘의SF걸작선 등을 통해 짚어보자면 이 계열의 SF들은 사실 고전 하드SF에서처럼 과학적 논리/지식의 정합성보다는 최신 과학 이론에서 비롯된 비전을 스페이스오페라의 상상력과 결합시키는 쪽이 아닌가 싶지만, 뭐, 요즘의 잡종 메탈들도 하드록/헤비메탈의 후예라면, 그런 의미에서 하드SF 계열로 봐줄 수도 있지 않겠나 싶다.
개별 수록작 단평은 아래에 :
에드거 라이스 버로우즈 지음
최세민 옮김
기적의책 , 2008
★★
완역으로 돌아왔다. 별 건 없지만.
고전이라기엔 초기 전형인 스페이스오페라. 그래도 나는 전설이다! 라고 외칠 수 있는 작품은 몇 되지 않는데, 이 작품은 능히 그럴 수 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남북 전쟁 직후 금광 캐러 서부로 떠난 남부 신사 존 카터는 유체 이탈로 뜬금없이 화성에 간다. 가서 혼자 킹왕짱 다 해먹고 거의 다 홀라당 벗은 쭉쭉빵빵 미스 화성도 하나 득템한다.
거부감 들 정도로 백인 판타지가 순진무구하게 펼쳐지는 작품. 그렇지만 눈 밝은 독자라면 이 작품이 열어젖힌 상상력의 문을 뒤늦게 밟고 나온 수많은 걸작들의 흔적을 숱하게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재미 ; 3
감동 ; 0
SF ; 1.5
제임스 모로 지음
김보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07
★★★
신성모독을 통한 신성예찬
중반부까지는 그야말로 불경할 정도로 재치 넘치고 예리하고 날카롭다. 3km짜리 하느님의 시신이 바다 한 가운데에 떨어지고, 죽어가는 천사들이 바티칸을 방문해 하느님의 장례식을 부탁한다. 하지만 바티칸은 하느님의 시체를 북극에다 끌어다놓고 뇌세포를 보존하려고 하며, 초대형 기름유출 사고를 친 전직 유조선 선장에게 그 임무를 맡긴다. 하지만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된 무신론자들은 어떻게든 유신론의 결정적 증거인 이 시체를 없애버리려고 하고, 예인선 승무원들은 신이 죽었다는 사실 앞에서 아노미 상태에 빠져 발광하기 시작하는데...
말 그대로 카니발을 방불케하는 중반부의 혼란상까지는 멋졌지만 뜬금없이 범생스러운 결말을 제시해서 김빠지게 한다. 하지만 계속 강조하지만 중반부까지의 불경스런 블랙 유머는 후반부의 헐리우드식 보수적 감동주의의 닭살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일독, 재독할 재미가 있다.
재미 ; 4
감동 ; 2
SF ; 1
어슐러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
황금가지, 2005
★★★★
르귄, 노자, 아시모프, 그리고 다시 르귄.
연맹 이 적 -싱 -의 공격으로 사실상 와해되어 버린 시기의 지구. 사람들은 싱 에 대한 저항을 포기하고, 고립과 반문명 속에서 삶을 이어나간다. 이 때 숲 속 저택에서 발견된 괴상한 눈의 인간 팔크는, 자신의 기억을 지워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싱 들의 도시를 향해, 기억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고..
노자의 도덕경 몇 구절이 본문 곳곳에서 울려퍼지는 가운데, 르귄은 파우데이션 시리즈 후반부를 연상시키는 설정 속에서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려는 한 사내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것은 결국 타로 카드에서 말하는 fool 카드의 여정이며, 한 영혼이 무지 속에 깨어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왜 도덕경? 왜 노자?
...르귄은 연맹 전체를 와해시킨 거짓의 세력, 싱 의 힘에 대항하는 팔크의 모습에서 강하고 거대한 것을 제압하는 여리고 작은 존재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재미 ; 4
감동 ; 3
SF ; 4
키워드 - 외계인 / 초능력 /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
시공사 2001 (성무 출판사에서 92년에 나왔으나 좀 뒷얘기가 있는 책임)
★★★★
브래드버리 특유의 감성적인 디스토피아물
키치로 폄하되기도 하지만, 브래드버리는 누가 뭐래도 나날이 천박의 한계를 갱신해가는 현대 미치광이 사회에서 여전히 추구해야할 어떤 가치를 지켜내려는 최후의 수호자들 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런 브래드버리의 시선이 그만의 감성적이고 시적인 언어와 만난 디스토피아 수작. 화재가 완벽하게 예방되는 미래 사회, 이 시대에는 소방수 대신 불을 지르고 다니는 방화수들이 있다. 일종의 하향 평준화로 통합된 사회의 유대를 깨뜨릴 엘리트주의를 박멸하고자 하는 방화수들은 책을 읽는 사람들, 책을 숨기는 사람들을 사정없이 불살라버리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데...
전통적 가치의 옹호 역시 세상의 다른 사상, 주의, 풍조들과 마찬가지로 양면성을 갖는다. 독자 나름의 판단, 혹은 내내 비판적 시선의 유지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브래드버리의 산문은 어쨌거나 그 자체로 빛을 발한다.
재미 ; 4
감동 ; 4
SF ; 4
키워드 - 디스토피아 /
로버트 하인라인 지음
신영희 옮김
한뜻 1995
★
소년이여 폭탄이 되어라
한뜻에서 나온 하인라인의 청소년용 SF 3편 중 최악. -_-;; 외계 행성을 배경으로 서부 시대적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거의 무늬만 SF라고 할 수 있겠다. _-_
재미 ; 2
감동 ; 1
SF ; 1.5
키워드 - 웜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