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땅

2005. 9. 9. 07:28 posted by zelaznied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너머, 2005

 

★★★★

 

전편은 잊어라! 이것이 바로 젤라즈니!

전작에서 어영부영 여자도 꼬시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산적도 잡으면서 복수행 아닌 복수행을 계속했던 딜비쉬와 블랙은 마침내 반파된 젤레락이 숨어들 최후의 은신처 초시간성에 이르른다. 하지만 이곳은 태고의 옛신이 광기와 발작에 절어 지내는 변화의 땅. 등장 인물들은 각기 저마다의 목적과 대의를 위해 움직이고, 우리의 젤라즈니는 고수다운 솜씨로 이 제각각 움직여대는 체스말들을 휘몰아쳐서 마침내 독자들에게 이건 사기야!! 를 유쾌하게 외치지 아니할 수 없게끔 플롯을 뽑아낸다.

자신의 복수욕을 위해 맹돌진하던 걸리버 포일이 인류 전체의 각성을 부르짖게 되듯 복수에 눈먼(듯이 보이던) 딜비쉬도 결국은 ?泰 않은 여운의 산뜻한 도덕극으로 치달았다. 라는 건 좀 스포일러일까나? ;-)

 

재미 ; 5

감동 ; 4

SF   ; 3.5

 

키워드 - 판타지 / 러브크래프트 / 시간여행 / 빅뱅 /

 

* 참고로 출판사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번역자가 편집 과정에서의 교정 오류를 바로잡고 있다. -_-;;;

http://thebeyond.co.kr/zbbs/view.php?id=board&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3

노래하던새들도지금은사라지고

2005. 8. 22. 09:02 posted by zelaznied

 

케이트 윌헬름 지음

정소연 옮김

행복한책읽기, 2005


★★★★

 

그리고 사랑을 속삭이던 연인들도 사라지고...

침묵의 봄이 지구 전체에 도래할 때까지 각국 정부는 수수방관하고 있었다. 동물과 식물, 사람을 가리지 않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임과 유산이 확산되고 문명은 마침내 파국을 맞지만, 이를 예견한 미국의 한 가문은 자신들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소규모 자급자족 체제를 구성하고 불임에 맞설 의학 연구소까지 건립한다. 그리고 그들은 3세대 안에서는 불임의 극복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인간 복제로 인류를 유지해나가기로 결정한다.

굳이 끌어들이자면 어쩔 수 없이 어슐러 르귄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르귄이 보다 거시적이고 보다 깊이 있는 성찰을 추구했다면 윌헬름은 보다 미시적이고 보다 감각적인 느낌이다. 인류의 멸종과 회복이라는 그야말로 거시적인 주제마저도 이 소설에서는 가슴 저린 사랑 이야기로 담겨진 것이다.

물론 속되고 흔한 3류 연애담이 아니라, 케이트 윌헬름의 주인공들은 사랑을 통해 아홉생명 의 생존자 클론이 밤인사를 하듯이 그렇게, 비인간적 실존을 넘어서는 인간성의 힘을 나지막하지만 힘있게 말하고 있다.

 

재미 ; 4

감동 ; 4

SF   ; 4

 

키워드 - 클로닝 / 인류멸망 / 생태학 / 불임 / 예술 / 집단자아 /

기묘한이야기1

2005. 7. 22. 15:05 posted by zelaznied
 
 
 
호시 신이치 지음
김은경 옮김
페이지, 2005
 
★★★
 
Short! Short!
엽편 SF의 대가 호시 신이치의 단편 17편 수록.

플롯보다는 아이디어가 작품의 중심이 되는 짧은 이야기들이라는 점에서는 베르베르의 나무 를 연상시키지만(사실 일러스트 등의 느낌도), 이쪽이 훨씬 낫다. 몇몇 이야기들은 좀 진부하거나 식상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어떤 점에서는 아이디어의 참신 / 식상보다는 아이디어를 군더더기 없이 그야말로 간결 깔끔하게 제시해내는 그 솜씨가 멋지다.

재미 면에서는 어깨위의비서 가, 감동 면에서는 옷을입은코끼리 가 각각 멋졌다.

 

재미 ; 3

감동 ; 3

SF   ; 2

 

키워드 - 단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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