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박사의 섬

2009. 2. 5. 11:15 posted by zelaznied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한동훈 옮김
문예출판사, 2009

★★★

열대의 섬에서 대면한 서구 근대의 검은 중심
동물들을 생체 해부/조합하여 인간을 만들어내려는 모로 박사의 실험 자체는 시체들을 짜깁어서 인간을 만들어내려는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웰즈는 열대의 한 무인도를 피와 고름으로 가득찬 조악하고 그로테스크한 피조물들로 가득 채운 다음, 인간과 짐승, 문명과 야만의 경계선을 지워버리고 인간 속의 짐승, 문명 속의 야만을 백주대낮에 폭로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이 섬에 도착하는 경로가 배의 파선이라는 도입부부터 의미심장하다) 과학적 논거는 엉성하고 서투르지만, 웰즈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기괴하고 광적인 이미지들이 넘쳐흐르며, 결코 잊을 수 없는 하얀 악몽을 전해준다.

재미 ; 4
감동 ; 2
SF   ; 1

하드 SF 르네상스 2

2008. 12. 31. 19:04 posted by zelaznied


그렉 이건 외 지음
강수백, 이수현 옮김
행복한책읽기, 2008

★★★★

1권보다 훨씬 단단한 2권
그렉 이건이 끼었는데 안 하드할 리 없지. 전반적으로 다른 수록작들도 1권보다 좀더 하드해졌고, 따라서 만족도도 크다.

시리우스

2008. 12. 14. 20:21 posted by zelaznied


올라프 스태플든 지음
이영기 옮김
오멜라스(웅진), 2008

★★★

개 같은 인간, 인간 같은 개
인간의 지능을 갖도록 조작된 개 시리우스는 SF 속에서 인간에 의해 창조된 모든 인간형 피조물들이 그러하듯 인간 자체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하지만 로봇이나 컴퓨터, 복제인간들과 달리 개의 외형-과 개의 본성, 늑대의 본능을 취한 이 피조물의 입을 통해 통렬히 비판되는 20세기 초엽 서구 사회-서구 문명은 읽는 이를 숙연하게 만든다. 시리우스와 플랙시의 교감은 하인라인의 스타십트루퍼스 를, 시리우스 자체는 딘 쿤츠의 와처스 를 떠올리게 하지만, (비록 와처스 가 딘 쿤츠의 최상급 중 하나라 하더라도) 두 작품 모두 시리우스 의 사변을 따르지는 못한다. 162쪽과 163쪽(보급판 기준)의 SF적 비전은 SF 독자들-혹은 아서 클라크 팬들로서는 필독의 구절.

재미 ; 3
감동 ; 4
SF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