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별점 다방
주관적이고 편견적인 SF 별점 모음 by zelaznied
제임스 모로 지음
김보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07
★★★
신성모독을 통한 신성예찬
중반부까지는 그야말로 불경할 정도로 재치 넘치고 예리하고 날카롭다. 3km짜리 하느님의 시신이 바다 한 가운데에 떨어지고, 죽어가는 천사들이 바티칸을 방문해 하느님의 장례식을 부탁한다. 하지만 바티칸은 하느님의 시체를 북극에다 끌어다놓고 뇌세포를 보존하려고 하며, 초대형 기름유출 사고를 친 전직 유조선 선장에게 그 임무를 맡긴다. 하지만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된 무신론자들은 어떻게든 유신론의 결정적 증거인 이 시체를 없애버리려고 하고, 예인선 승무원들은 신이 죽었다는 사실 앞에서 아노미 상태에 빠져 발광하기 시작하는데...
말 그대로 카니발을 방불케하는 중반부의 혼란상까지는 멋졌지만 뜬금없이 범생스러운 결말을 제시해서 김빠지게 한다. 하지만 계속 강조하지만 중반부까지의 불경스런 블랙 유머는 후반부의 헐리우드식 보수적 감동주의의 닭살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일독, 재독할 재미가 있다.
재미 ; 4
감동 ; 2
SF ; 1
프리츠 라이버 지음
송경아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07
★★★★
고전의 아우라가 빛나는 SF-오컬트-판타지
자유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대학교수 노먼은 어느날 무심코 아내의 화장대를 엿보았다가 아내가 마법과 주술을 믿는 마녀임을 알게 된다. 서구 근대 지식인답게 노먼은 합리주의와 이성주의로 아내를 설득/강압해서 모든 주술과 부적을 버리게 하는데 성공하지만, 그 직후 노먼은 다른 교수 부인들의 공격 주술 앞에 무방비로 놓이게 되고 아내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300여 쪽의 많지 않은 분량 속에서 사건은 그야말로 군더더기 없이 일방통행으로 내달리고, 작가는 40년대-포스트 모더니즘이 아직 도래하지 않은, 계몽의 불빛이 여전히 환했던 시기에 그 불빛에 가리워진 어둠과 그늘에 대해 이야기한다. 배경과 인물, 사건과 대사 등 작품 전반에 걸쳐 50년대 이전의 미국, 노스텔지어 시대의 향취가 매력적인, 시대를 초월한 고전.
재미 ; 4
감동 ; 3
SF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