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언 연대기

2007. 11. 27. 14:20 posted by zelaznied
  

앤 맥카프리 지음
김상훈 옮김
북스피어, 2007

★★★★

판타지의 날개를 달고 비상하는 로맨틱 SF
인접 행성에서 불규칙한 주기로 침입해오는 외계 생명체 사포에 맞서 싸우는 외계 행성 퍼언의 용기사들의 모험담. 오랜 평화기 속에서 경계심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일깨우는 고군분투가 펼쳐지는 1권부터 대규모 재난 앞에서도 자신의 이익과 욕망을 탐하는 사람들, 위기 앞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의연히 일어서는 사람들, 시간의 흐름을 인정하지 않고 구습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사람들, 다양한 인간 군상이 간결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진다. 2권, 3권에서는 소설적 긴장감이 1권보다 약해지지만, 그 빈 자리를 SF 본연의 경이감으로 채워버리는, SF, 판타지, 모험물이자 심지어 정치적으로 올바른 로맨스까지 장르의 벽과 벽을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읽을거리이다.

재미 ; 4.5
감동 ; 4
SF   ; 3.5

최후의 날 그 후

2007. 11. 27. 14:19 posted by zelaznied

마틴 H. 그린버그, 월터 M. 밀러 주니어 엮음
김상온 옮김
에코의서재

★★★

최후의 날 그후의 황폐함과 희망에 대한 SF 상상력의 향연
50년대를 기점으로 서구 SF는 히로시마-나가사키 이후 과학 기술에 대해 더이상 낙천적일 수 없게 되었을 뿐아니라 인류의 미래 자체에 대해서 결코 낙관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포스트 아포칼립스-이 단편집에서는 메가워 이후라는 단어를 추천하고 있지만-라는 서브 장르가 현대 SF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 50년대 이후 그야말로 쏟아져나온 포스트 아포칼립스물들 중 수작들만 선별한 이 작품집의 재미와 감동은 각별하다.

마르두크 스크램블

2007. 11. 27. 14:18 posted by zelaznied
  

우부카타 토우 지음
하성호 옮김
대원 씨아이, 2007

★★★

라이트노벨의 간판 아래 나온 하드-보일드-SF
속류 사이버펑크의 전형적인, 첨단 기술과 첨단 범죄가 공존하는 미래 도시 마르두크에서 소녀 창녀 발롯은 도박사 범죄자 셸에게 죽기 직전 닥터 이스터와 외프코프의 해결사 2인조에게 구조된다. 셸이 그동안 저지른 범죄들을 처벌하기 위한 증인으로 생존시키기 위해 닥터 이스터와 외프코프는 죽음 직전의 발롯의 신체를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서 개조하는데...
각종 근미래 기술 및 도구들은 하드SF적인 감각이 강한데, 플롯 전반은 작가의 취향-미소녀, 잔혹범죄, 도박, 총격전-이 너무 강해서 장르적 정체성이 조금 불투명하다. 게다가 일본 대중문화 특유의 자폐적 정서마저 물씬하니 서사보다는 소도구들 감상하는 기분으로 보면 좋을 듯.

재미 ; 4
감동 ; 3
SF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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