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에 해당되는 글 39건

  1. 2009.04.17 멸종
  2. 2009.04.17 스타 메이커
  3. 2008.08.18 보르 게임
  4. 2008.08.18 아이, 로봇
  5. 2008.08.18 화성의 공주
  6. 2008.08.18 사이버리아드
  7. 2007.12.08 플레바스를 생각하라
  8. 2007.11.27 일리움
  9. 2007.05.11 어둠의 속도
  10. 2007.05.04 마일즈의 전쟁

멸종

2009. 4. 17. 15:56 posted by zelaznied



로버트 J 소여 지음
김상훈 옮김
오멜라스, 2009

 

★★★

 

공룡, 시간여행, 그리고 외계인
균형을 잘 잡은 소설이다. 두 고생물학자가 햄버거 모양의 타임머신을 타고 실제 공룡 멸종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중생대의 끝으로 시간여행을 떠난 순간부터 소설의 상상력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며 SF의 여러 고전적인 모티프들을 새롭고 충격적으로 버무려 내는데, 이것을 간결하지만 잘 조형된 인물과, 일상적이지만 그만큼이나 절절한 주인공의 문제 의식이 잘 무게를 잡아주어, 너무 황당하지도, 너무 진지하지도, 다만 너무 재미있게 스토리가 풀려나갈 수 있도록 한다. 불필요하고 무의미해보이는 본문 내 일러스트 등 세부적인 편집이 아쉽지만, 상상력의 힘 자체만으로 단숨에 읽어내지 않고 못 견디게 만드는 유머 SF.

재미 ; 4
감동 ; 2.5
SF   ; 4

스타 메이커

2009. 4. 17. 15:51 posted by zelaznied



올라프 스태플든 지음
유윤한 옮김
오멜라스, 2009

★★

따분하고 지루해도 고전은 고전
타임 슬립에 준하여 스페이스 슬립 같은 말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버로우즈의 화성의공주 에서처럼, 주인공은 백일몽을 통해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들판에서 무한하고 영원한 우주 공간으로 순식간에 빠져든다. 그리고 수많은 별들 속의 수많은 생명들이 지성의 완성을 향해 몸부림치는 굴곡의 역사가 펼쳐진다.
이건 마치 아무런 조작 기능이 없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그저 지켜만 보는 기분이다. 각 별의 문명은 서서히 고조되다가, 지구 유럽의 2차대전을 연상시키는 분열과 대립, 전쟁 속에서 몰락한다. 많은 사건들이 지구 유럽 문명의 단순한 알레고리로 보이고, 뚜렷한 플롯도 없이 처음-중간-끝의 단순한 구성 속에서 너무 넓은 공간 속의 너무 긴 시간 속의 너무 많은 사건들을 그저 줄기차게 풀어내기만 한다.
이쯤 되면 이 책을 읽을 이유가 없어지는데, 그래도 고전은 괜히 고전이 아니다. 참을성 있게 읽어나가면, 아서 클라크에서부터 러브크래프트, 줄 베른과 웰즈, 할 클레멘트, 심지어 매트릭스 나 스타워즈 까지 후대 SF들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아이디어들의 원형-혹은 예고편들과 만날 수 있다.

재미 ; 2
감동 ; 1
SF   ; 3

보르 게임

2008. 8. 18. 13:18 posted by zelaznied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상훈 옮김
행복한책읽기, 2008

★★★

청소년 스페이스오페라가 밀리터리SF와 만났을 때
장편 마일즈의전쟁 과 중편 슬픔의산맥 을 지나 드디어 사관학교를 졸업, 소위로 임관한 마일즈와 여전히 어리버리한 덴다리 용병단, 그리고 더욱 더 어리버리해서 안습인 적들의 유쾌한 난장판이 펼쳐진다. 임관했다고는 해도 마일즈는 여전히 전편의 미성숙함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으며(지상 근무 에피소드 위주의 전반부에서 애써 떨쳐냈다면 전편에 이어 용병단을 상대로 우주 사기극을 펼치는 후반부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우연 남발에 행운 반짝인 건 여전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쉴새없이 사건을 터뜨리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롤러코스터적 즐거움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재미 ; 3.5
감동 ; 2
SF   ; 3.5

아이, 로봇

2008. 8. 18. 13:17 posted by zelaznied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우리교육, 2008

★★★

아동판이 아닌 완역. 그래봤자 별다른 건 없지만.
각각 다른 시기에 써낸 작품들을 마치 연작인 것처럼 사후 수정하여-그래서 기자가 수잔 캘빈을 인터뷰하는 이야기가 액자 밖 이야기처럼 이어진다-묶어낸 거 보면 통합 아시모프 유니버스를 만들려는 작가의 집념이 느껴져 모골이 송연해진다.

화성의 공주

2008. 8. 18. 13:16 posted by zelaznied


에드거 라이스 버로우즈 지음
최세민 옮김
기적의책 , 2008

★★

완역으로 돌아왔다. 별 건 없지만.
고전이라기엔 초기 전형인 스페이스오페라. 그래도 나는 전설이다! 라고 외칠 수 있는 작품은 몇 되지 않는데, 이 작품은 능히 그럴 수 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남북 전쟁 직후 금광 캐러 서부로 떠난 남부 신사 존 카터는 유체 이탈로 뜬금없이 화성에 간다. 가서 혼자 킹왕짱 다 해먹고 거의 다 홀라당 벗은 쭉쭉빵빵 미스 화성도 하나 득템한다.
거부감 들 정도로 백인 판타지가 순진무구하게 펼쳐지는 작품. 그렇지만 눈 밝은 독자라면 이 작품이 열어젖힌 상상력의 문을 뒤늦게 밟고 나온 수많은 걸작들의 흔적을 숱하게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재미 ; 3
감동 ; 0
SF   ; 1.5

사이버리아드

2008. 8. 18. 13:13 posted by zelaznied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송경아 옮김
오멜라스(웅진), 2008

★★★★

마빈이 쓴 은하수를여행하는히치하이커를위한안내서
도솔판 세계SF걸작선 의 용과싸운컴퓨터이야기 를 기억하시는지. 솔라리스 때문에 심각하고 심오하고 난해한 작가로만 오해하기 쉬운 렘의 또 다른 면-사이버 시대의 농담 미학이라고 할 법한 유머 감각이 빛나는 연작 소설집. 다만 앞의 유쾌한 빛이 뒤로 갈수록 사색의 어둠 속에 퇴색하는 것은 조금 안타깝다.

플레바스를 생각하라

2007. 12. 8. 15:08 posted by zelaznied


이언 뱅크스 지음
김민혜 옮김
열린책들, 2007

★★★★★

플레바스를생각하라 를 독서하라
최고급 스페이스오페라. 익사 직전에서 출발하는 서두부터 장장 300페이지까지 주인공은 쉴새없이 우주와 외계 행성들 사이를 누비며 장쾌한 우주활극을 펼친다. 레리 니븐의 링월드 를 과격하게 박살내버리는 작가의 장대한 세계 설정은 촘촘하고 섬세한 서술과 묘사로 묵직하게 채워져 있고, 카니발리즘적 신흥 종교, 목숨을 건 텔레파시 도박, 대상을 그대로 복제할 수 있는 첩보원, 은하 전쟁의 승패를 가를 신형 인공지능, 인공지능과 융합한 유토피아, 광신적인 전투 종족.. 이 모든 것을 숨막힐 듯한 스피드로 휘몰아쳐 결말로 때려박아버리는 작가의 필력은 경이롭다. (후반부에 잠깐 처지기는 함. -_-;; )

재미 ; 4
감동 ; 4
SF   ; 5

일리움

2007. 11. 27. 14:26 posted by zelaznied


댄 시몬즈 지음
유인선 옮김
베가북스, 2007

★★★★

나노테크놀러지, 양자역학, 그리스 신들로 변주한 신들의사회
300 은 상대도 안 되는 근육덩어리 마초 신과 영웅들이 잔뜩 등장하고, 쿼런틴 이 얌전하게 느껴질 정도의 과격한 하드 SF적 전망이 펼쳐지고, 신들의사회 를 방불케하는 현학적인 훗까시들이 900 페이지 내내 쏟아져나온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완결되지 않은 이야기라는 것. 2008년에 나온다는 후속작 올림푸스 를 기대하자.

재미 ; 4
감동 ; 3.5
SF   ; 5

어둠의 속도

2007. 5. 11. 09:25 posted by zelaznied

엘리자베스 문 지음
정소연 옮김
북스피어, 2007

★★★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SF의 질문
자폐증이 사전 예방 가능해진 근미래, 불행히도 예방 시술이 개발되기 전 태어난 루는 교육 지원을 통해 정상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만 배운 자폐인이다. 자폐증 특유의 패턴 분석 능력을 활용해 약학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편 취미 활동으로 펜싱을 배우고 있는 루는, 새로 개발된 자폐증 치료 기술을 시험 적용해보려는 회사의 압력과, 펜싱 동아리 안에서의 질투와 질시라는, 공사 양면의 문제 상황에 빠진다.
내면 상황을 기술할 수 있는, '개선된' 자폐증 화자의 시선은 우리에게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선이 무엇인지, 과연 있는지, 정말로 필요한지 자문하게 한다. 단순히 정상과 비정상의 문제를 떠나 세계와 우주 안에 놓인 인간성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

재미 ; 3
감동 ; 3.5
SF   ; 2

마일즈의 전쟁

2007. 5. 4. 10:29 posted by zelaznied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상훈 옮김

행복한 책읽기, 2007

 

★★★

 

부담없이 술술 읽을 수 있는 청소년 밀리터리 스페이스오페라

기병대에서 항성간 우주선으로 별안간 업그레이드된 군사 종족 보르의 대귀족 마일즈는, 가문간 알력 다툼에 의한 음모로 신체적 불구로 태어나, 엄격가혹한 군사 문화 속에서 사춘기다운 좌절과 아픔을 잠시(!) 경험하시다 이내 떨쳐버리시고 망망대은하계로 떠나신다.

원제 전사의도제 가 암시하듯, 스승 몰래 잠깐 마법 좀 써봤다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사고를 치셨던 마법사의 제자처럼, 은하계를 누비는 모험 끝에 산전수전 다 겪은 어른들을 몽땅 때려잡고 용병단을 창단하는 스토리라인은, 청소년 모험물이라는 표딱지를 감안하고도 좀 황당하지만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무크지02호에 수록된 슬픔의산맥 (★★★★)을 보자면, 성장 이후 어른스러워진 마일즈의 모험은 기대해볼만 할 것 같다. 본 작에서 가장 큰 재미는 간간이 보이는, 촌철살인급의 유머랄까.

 

재미 ; 4

감동 ; 2

SF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