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월드

2013. 10. 18. 14:38 posted by zelaznied


레리 니븐 지음

고호관 옮김

새파란 상상, 2013



고전적 하드 SF 수작

돌아온 전설 중에는 그냥 전설로 남는 편이 좋았을 경우도 많지만 링월드 는 쿼런틴 이나 블라인드사이트 가 이미 번역된지 오래인 지금 읽어도 여전히, 새삼스레 짜릿하고 감동적이다. 이 짜릿함, 이 감동은 스토리나 문장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과학적 상상력 자체로부터 기인하기 때문에 더 소중한데,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SF 중에서는 할 클레멘트의 중력의임무 가 가장 비슷하달까. 아서 클라크보다는 모험담-활극적 요소가 더 많은 점, 그리고 하인라인에 비해서는...하인라인이 인물과 사회-근경에 더 치중했다면 이쪽은 세계와 우주-원경에 집중한 점 등은 SF의 가장 고전적인 두 갈래인 펄프 SF와 하드 SF 각각의 재미를 두루 갖추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듯.


재미 : 4

감동 : 3

SF   : 4

빅 타임

2013. 9. 23. 21:47 posted by zelaznied


프리츠 라이버 지음

안태민 옮김

불새, 2013



컴퓨터커넥션 만큼이나 정신 나간 SF

타임패트롤 을 연상시키는, 서로 다른 시간선을 가진 초월적인 집단 사이의 시간 변경 전쟁이 배경에 깔려있지만 실제 무대는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술집+의무실의 이상한 개념의 복합 휴양소가 전부. 등장인물들은, 죽기 일보 직전에 자기 시대로부터 영원히 잘려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다들 살짝 미친데다가 현실 감각이나 현실성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것 같다. 정신 나간 인물들이 정신 나간 배경 위에서 정신 나간 사건들을 펼쳐놓는 것은 딱 알프레드 베스터의 컴퓨터커넥션 . 남자 주인공이나 (특히) 여자 주인공은 로버트 하인라인 표 같다.


재미 : 2

감동 : 1

SF   : 3

정거장

2013. 9. 23. 20:36 posted by zelaznied


클리퍼드 시맥 지음

안태민 옮김

불새, 2013



시대를 초월한 우아한 고전

남북전쟁에 참전했던 군인이 현재에도 여전히 살고 있다는 사실이 정부 기관에 포착된다. 산간 오지에서 은둔자처럼 살고 있는 그에게는 수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전체적인 느낌은 아주 우아하고 고풍스럽다. 조용하고 정적이며 차분하다. 그러면서도 절절하고 가슴 속 깊이 사무치는 면이 많다. 실질적인 공간적 배경은 빅타임 에서처럼 미국 산골 오지의 숲과 오두막이 전부인데, 빅타임 과는 달리 각양각색의 외계인들이 쏟아지고 은하계 규모의 거대 문명이 흔들흔들거린다. SF의 가장 고전적 주제 중 하나인, "3차 대전의 위험과 인류의 어리석음"이 한정된 공간과 등장인물들만 가지고도 경탄하지 않을 수 없으리만치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재미 : 3

감동 : 4

SF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