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유머'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08.08.18 사이버리아드
  2. 2005.10.10 타이탄의미녀 3
  3. 2005.10.10 갈라파고스
  4. 2005.02.13 제5도살장
  5. 2005.02.01 고양이요람
  6. 2005.02.01 챔피온들의아침식사
  7. 2005.02.01 자동피아노

사이버리아드

2008. 8. 18. 13:13 posted by zelaznied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송경아 옮김
오멜라스(웅진), 2008

★★★★

마빈이 쓴 은하수를여행하는히치하이커를위한안내서
도솔판 세계SF걸작선 의 용과싸운컴퓨터이야기 를 기억하시는지. 솔라리스 때문에 심각하고 심오하고 난해한 작가로만 오해하기 쉬운 렘의 또 다른 면-사이버 시대의 농담 미학이라고 할 법한 유머 감각이 빛나는 연작 소설집. 다만 앞의 유쾌한 빛이 뒤로 갈수록 사색의 어둠 속에 퇴색하는 것은 조금 안타깝다.

타이탄의미녀

2005. 10. 10. 13:05 posted by zelaznied


커트 보네거트 지음

이강훈 옮김

금문, 2003 (개인적으로는 94년 새와물고기 출판사에서 나온, 저위의누군가가날좋아하나봐 를 더 좋아한다)

 

★★★★★

 

다크사이드 오브 더글라스 아담스

말 그대로 그렇다. 더글라스 아담스의 은하수를여행하는히치하이커들을위한안내서 의 유머가 블랙 커피라면 이 책의 유머는 그야말로 에스프레소. 우주와 인생, 그 안의 모든 것을 철저하게 조롱하고 비웃고 희화화한다. (사실 히치하이커.. 의 유머를 이야기할 때 보네거트가 원용되는게 정순이긴 하지만;; )

그렇지만, 내행성에서 타이탄에 이르기까지 태양계 전체를 종횡무진하는 주인공의 여정이 끝나갈 즈음에는, 거대하고 악의투성이의 농담 같은 운명 앞에 선 나약한 인간 존재의 모습을, 연민과 공감 없이 바라보기 힘들어진다.

 

재미 ; 5

감동 ; 5

SF   ; 3

 

키워드 -

갈라파고스

2005. 10. 10. 12:39 posted by zelaznied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아이필드 , 2003 (같은 역자의 1997년 세계인 출판사판도 있음)

 

★★

 

인간은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진화론의 관점을 빌려, 거창하게도 1백만 년 후의 인류 모습을 통해 현재 인류의 모든 어리석음과 부조리에 비판의 화살을 겨누고 있다.

..고는 하지만, 이번에는 비판이라기보다는 비난이라고 해야할듯. 보네거트 특유의 독설과 시니컬은 여전하지만, 아무래도 구체적 형상화가 다른 작품에 비해 빈약해보이고, 따라서 보네거트의 공격은 보다 추상적이고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킬고어 트라우트의 아들인 레온 트라우트 특별 출현.

 

재미 ; 3

감동 ; 2

SF   ; 2

 

키워드 - 진화론 /

제5도살장

2005. 2. 13. 19:25 posted by zelaznied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아이필드 2005

 

★ + α

 

SF적 관점에서 본 2차대전- 보네거트의 대표작.

주인공 빌리 필그림의 2차 대전 참전-보다는 유럽 전선 투입 직후 포로로 잡혀 드레스덴으로 후송된-경험담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작가는 한참 자전적인 이야기들을 늘어놓으며 뜸 들인다. 알고보면 실제로 비무장 도시 드레스덴에 퍼부어진 연합군의 무차별 융단 폭격을 독일군 포로로서 직접 체험했던 보네거트가 그 끔찍한 경험을 작품으로 토해내기가 얼마나 어려웠는 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빌리 필그림의 이야기가 드디어 펼쳐지면서, 보네거트는 자신이 직접 겪어냈지만 인간의 이성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제정신으로는 도저히 전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자신이 쓸 수 있는 모든 기법을 총동원한다. 킬고어 트라우트의 공상 과학적 상상력은-트랄팔마도어의 외계인들의 입을 빌려 인간의 어리석음과 집착을 끊어내고 깨부수는데 집중되어 있으며, 그밖에도 작가 자신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포스트모던적인 기법이나 (챔피온들을위한아침식사 에서 활짝 펼쳐보인) 자신이 직접 그린 서투른 펜 그림의 콜라주, 시간 순서를 온통 뒤섞은 서술 등등과 함께, 그럼으로써 지구 위에서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이, 현대 문명을 이룩한 인간의 이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보잘 것 없고 모순투성이이고 그렇기 때문에 슬프고 또 우스꽝스럽고, 그 둘 다이기 때문에 우리는 결국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지 생각해봐야만 한다는 것을 (역설적이지만) 참으로 절절하게 전달하고 있다.

유머가 이렇게 진지해질 수도 있다.

블랙 유머가 이렇게 감동적일 수도 있다.

 

* 중간에  영혼의밤 이랑 챔피온들의아침식사 등의 내용들이 살며시 언급되고 있다. :)

 

재미 ; 5

감동 ; 4

SF   ; 3

 

키워드 - 세계대전 / 외계인 / 외계문명 /

고양이요람

2005. 2. 1. 09:51 posted by zelaznied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아이필드 2004 (새와물고기 에서 94년에 냈었다)

 

 

어이없는 인류에 대한 어처구니 없는 묵시록

고양이요람 역시 자동피아노 와 타이탄의미녀(개인적으로는 저위의누군가가날좋아하나봐 라는 제목이 더 귀에 익지만) 들과 함께 보네거트 작품들 중에서도 SF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지만, 전반적으로 크로키에 가까운 캐리커쳐라 할 수 있을 듯 하고.

바나나 공화국의 신흥 종교 보코논 교를 통해 역시나 인류 역사의 무지몽매함과 인생 자체의 부질 없음을 날카롭게 꼬집어 내고 있다.

특히나 지구 멸망의 원인인 아이스 나인에 얽힌 이야기 속에서는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인류의 어리석음에 대한 진절머리가 신랄하게 드러난 듯.

비교적 가볍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

 

재미 ; 3

감동 ; 3

SF   ; 2

 

키워드 - 종말이후 /

챔피온들의아침식사

2005. 2. 1. 09:42 posted by zelaznied


커트 보네거트 지음

이형식 옮김

금문 2001

 

 

기계가 되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경쾌한 풍자

일종의 인생 실패 상태의 SF 작가 킬고어 트라우트와 지방 도시의 갑부급으로 성장한 자동차 중개인이지만 점점 미쳐가버리는 드웨인 후버의 만남이 중심 줄거리.

드웨인 주변의 사람들과 상황들, 킬고어가 드웨인과 만나기 위해 떠난 여정 속에서 펼쳐지는 미국의 여러 사람들과 삶의 모습들을 통해서 보네거트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어리석고 보잘것없고 하잘것없고 넌센스와 광기로 넘쳐나는 지, 마치 지구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외계인에게 설명해주듯 직접 그린 삽화들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킬고어 트라우트라는 (가상의-그러나 시어도어 스터전을 모델로 했다는 점에서 또한 유명한 이름이다) SF 작가의 (가상의) 소설들 요약 소개를 통해 굉장히 다채로운 풍자 SF의 상상력을 펼쳐보이며 현실과 SF의 상상력 사이의 연결 고리도 잠시 내비쳐보여주기도 할 뿐더러, 우리의 삶 자체를 통렬하게 풍자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재미.
중심 모티브라 할, 드웨인의 광기의 핵심인, 인간을 일종의 프로그램된 로봇으로 보는 기계론적 관점 역시 아무런 반성과 의식 없이 살아가며 그럼으로써 서로에게 상처 주고 고통 받는 우리의 자화상을 비춰주는 하나의 일그러진 거울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재미 ; 4

감동 ; 3

SF   ; 3.5

 

키워드 - 로봇 / 외계인 /

자동피아노

2005. 2. 1. 09:30 posted by zelaznied


커트 보네거트 지음

정석권 옮김

금문 2001

 

 

기계 문명 시대의 인간 소외에 대한 진지한 고찰

전쟁으로 인한 극단건적인 효율우선주의가 국내의 모든 산업과 경제를 하나의 조직 아래 통합해버린, 그래서 사실상 정부가 유명무실해지고 오로지 경영자들과 공학자들의 협의체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된 미국을 배경으로 올더스 헉슬리를 연상시키는 디스토피아의 세계가 펼쳐진다. 자기 테이프와 펀칭 카드의 구닥다리 테크놀러지의 연장선 상에서 묘사된 미래 고도 기술 사회는 오히려 흑백영화 속 잿빛 양복을 연상시키는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공들인 심리 묘사 위에서 등장 인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부조리한 사회 현실과 아프게 맞갈려나간다.
커트 보네거트의 최초의 장편 소설이고, 이후 그의 장편들에서 보이는 신랄한 풍자에의 경도로 인한 리얼리티 부족 대신 보다 차분하고 단정한 어조로 인간과 도구 사이의 관계를 깊이 파고들고 있다. 특징적 부분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이후 작품들 대신 꼼꼼한 데생을 연상시키는 필치 속에서 일종의 총체성마저 획득하고 있으며, 특히나 마침내 성공한 혁명 이후, 기계에 대한 의존에서 결코 빠져나오지 못하는 민중의 모습을 그려낸 부분은 발군.

이후 영혼의밤 이나 챔피온의아침식사 등에서 두드러지는 모티프들의 초기 모습도 군데군데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이고.

 

재미 ; 4

감동 ; 5

SF   ; 3.5

 

키워드 - 디스토피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