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오페라'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20.11.10 사소한 기원
  2. 2020.11.08 드래곤 펄
  3. 2018.09.28 다운빌로 스테이션
  4. 2016.06.28 사소한 정의
  5. 2007.09.20 라크라이트 2
  6. 2007.05.04 마일즈의 전쟁
  7. 2005.12.22 투더스타
  8. 2004.07.22 타이거!타이거! 2

사소한 기원

2020. 11. 10. 23:30 posted by zelaznied

앤 레키 지음
신해경 옮김
아작, 2020.07.

★★★

같은 우주, 다른 방향의 이야기
라드츠 제국 3부작을 읽었다면 익숙한 분위기가 친숙하겠지만, 읽지 않았더라도 읽기 나쁘지 않다. 오히려 3부작과는 이야기의 방향성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이미 읽은 선입견이 감상을 방해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개인적인 원한이 우주 전체의 변혁으로 이어졌던 3부작과 달리 오히려 세계의 변혁 속에서 개인적인 은원이 풀려나가는 이야기는 호오가 갈릴 여지가 없지 않다. 개그와 재치가 없지 않지만 약간은 뜬금없고, 인물들 간의 갈등과 드라마가 중심이다보니 SF적인 재미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작중 배경을 짧은 역사 속에서 전통에 집착하는 미국 사회 자체에 대한 풍자와 냉소로 읽으면 다르겠지만, 반대로 읽으면 미국 SF의 타자에 대한 희화화와 폄하의 연장선으로 생각되어 불편한 지점도 없지 않다.

재미: 3.5
감동: 3
SF  : 3


드래곤 펄

2020. 11. 8. 08:21 posted by zelaznied

이윤하 지음
송경아 옮김
사계절, 2020.09.

★★★☆

한국형 청소년 스페이스오페라의 한 가능성
구미호와 여의주, 무당과 김치가 등장하지만, 과연 이런 것들이 들어있다고 해서 한국형 SF, 혹은 한국적 SF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애초에 '한국형' 혹은 '한국적'이라는 수식어들이 어떤 개념 혹은 어떤 기대를 품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며, 그러나 그런다고 한들 정답은 없을 것이다.

실종된 오빠를 찾아 집을 나온 소녀가 신분을 위장해서 우주선에 견습생으로 올라탄다. 레테르와 무관하게 청소년을 위한 스페이스오페라로서의 재미가 충분하고, 위기와 해결, 이어지는 반전들이 흥미진진하다. 애초에 지구의 중력을 넘어선 곳에서 부유하는 SF에서 한국적이나 한국형 등의 상표는 무의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재미: 4

감동: 3

SF  : 3

다운빌로 스테이션

2018. 9. 28. 23:23 posted by zelaznied
 

C. J. 체리 지음
최용준 옮김
열린책들, 2018


★★★★


영원히 낡지 않을 걸작 하드 스페이스오페라

스페이스오페라라는 분류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SF 백과사전의 스페이스오페라 항목에는 대표작 중 하나로 나와 있지만ㅡ(위키피디아에서는 밀리터리 SF로 부르고 있는데 이쪽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스페이스오페라 팬이나 밀리터리 SF 독자들이 각각 기대하고 읽었다가는 실망하지 않을까. 이 작품의 즉각적으로는 와닿지 않는ㅡ하지만 결국엔 확실하게 드러나는 매력의 핵심은 다른 어딘가에 가 있다. 거의 비슷한 시기의 스타타이드라이징 이 서브장르의 근원적인 재미인 모험물로서의 재미를 현대적으로 살려냈다면 다운빌로스테이션 은 서브장르를 소재로 현대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냈달까. 집단과 집단 사이의 냉혹한 이해타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간군상을 초연한 태도로 그려나가는 솜씨가 뛰어나다. 재미가 없어서 설렁설렁 읽다 중요한 세계 설정 몇을 놓치기 쉬운 프롤로그를 지나면 컴퍼니의 전함 <노르웨이>가 다운빌로 스테이션에 난민선을 부려놓는 도입부의 묘사와 진행이 특히 압도적이다.


재미 : 4

감동 : 3

SF  :  4

사소한 정의

2016. 6. 28. 00:08 posted by zelaznied


앤 레키 지음

신해경 옮김

아작, 2016


★★★☆


화려하지 않은 대신 차분하고 치밀한 스페이스오페라

은하제국과 초광속 전함들이 등장하지만, (중의적인 의미는 잘 살리지 못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사소한 것들ㅡ호감이나 우정, 배려와 양심 같은 것들이 어떻게 거대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려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앤 레키의 세계는 이언 M. 뱅크스나 댄 시먼스의 우주보다는 르귄의 섬들에 가까운 느낌인데, 초라하거나 실망스럽기보다는 현실적이고 흥미롭게 느껴진다. 스페이스오페라가 진지해질 수 있을까? 이언 M. 뱅크스가 이미 그렇다고 답했지만 앤 레키는 또다른 방식으로, 그렇다고 힘주어 말한다.


재미 : 3

감동 : 4

SF   : 3

라크라이트

2007. 9. 20. 10:18 posted by zelaznied


필립 리브 지음
송경아 옮김
문학수첩 리틀북스, 2007

★★★★

스팀펑크와 스페이스오페라의 행복한 만남
연금술 추진 우주함선을 이용한 대영제국 해군이 에테르로 가득찬 태양계를 정복한 평행 우주 속에서 벌어지는 고아 남매의 모험담. 시대착오적으로 고색창연한 세계관이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나는 상상력의 향연 속에 펼쳐지니 그야말로 짜릿하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쏟아지는 스페이스오페라적인 상상력들과, 작가가 직접 그린 빅토리아풍 스팀펑크 일러스트레이션이 특히나 매혹적.

재미 ; 4
감동 ; 3
SF   ; 4

마일즈의 전쟁

2007. 5. 4. 10:29 posted by zelaznied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상훈 옮김

행복한 책읽기, 2007

 

★★★

 

부담없이 술술 읽을 수 있는 청소년 밀리터리 스페이스오페라

기병대에서 항성간 우주선으로 별안간 업그레이드된 군사 종족 보르의 대귀족 마일즈는, 가문간 알력 다툼에 의한 음모로 신체적 불구로 태어나, 엄격가혹한 군사 문화 속에서 사춘기다운 좌절과 아픔을 잠시(!) 경험하시다 이내 떨쳐버리시고 망망대은하계로 떠나신다.

원제 전사의도제 가 암시하듯, 스승 몰래 잠깐 마법 좀 써봤다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사고를 치셨던 마법사의 제자처럼, 은하계를 누비는 모험 끝에 산전수전 다 겪은 어른들을 몽땅 때려잡고 용병단을 창단하는 스토리라인은, 청소년 모험물이라는 표딱지를 감안하고도 좀 황당하지만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무크지02호에 수록된 슬픔의산맥 (★★★★)을 보자면, 성장 이후 어른스러워진 마일즈의 모험은 기대해볼만 할 것 같다. 본 작에서 가장 큰 재미는 간간이 보이는, 촌철살인급의 유머랄까.

 

재미 ; 4

감동 ; 2

SF   ; 3

투더스타

2005. 12. 22. 14:49 posted by zelaznied


론 허버드 지음

최준영 옮김

소담출판사, 2005

 

★★★ 1/2

 

아련한 노스텔지어, 50년대 우주로의 여행

젊은 기술귀족 알렌 코다이는 부친의 파산으로 약혼녀와의 결혼이 어렵게 되자 결혼자금을 벌기 위해ㅠ.ㅠ 화성행 우주선을 타려한다. 하지만 늙다리 선장 조슬린의 속임수에 넘어가 멋모르고 외부 항성계로의 머나먼 항해에 휘말리게 되는데...

당시에는 꽤 특기할 사항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아광속으로 달리는 우주선의 시간 지연 효과는 요즘에야 신기할 건덕지가 별반 없다. 그렇지만, 세밀하게 쪼갠 챕터 속에서 항해와 귀항을 반복하며 시간을 건너뛰는 우주선 속 주인공의 단편적인 에피소드 나열식 전개는 5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스타일리쉬하게 느껴지고, '기나긴 항해' 속 선원들의 모습, 몇백 년, 몇천 년을 건너뛰어 돌아올 때마다 변해 있는 지구의 모습에는 그 시절 그 분위기의 상상력이 넘쳐난다. "빛의 속도로 달리면 시간이 느려진대"라는 아이디어 하나를 죽자사자 책 한 권으로까지 밀어붙이는 뚝심 역시 마찬가지. 결말이 약간 엄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별을 향해' 그냥 달리던 그 시대 그 로망을 생각해보면 그냥 아련한 미소를 짓게 되기도..

 

재미 ; 4

감동 ; 2

SF   ; 4

 

키워드 - 우주여행 / 항성간여행 / 스페이스오페라 /

타이거!타이거!

2004. 7. 22. 20:07 posted by zelaznied

 

알프레드 베스터 지음

최용준 옮김

시공사 2004           (나경에서 이전에 출간된 적이 있다.)

 

★★★★ 1/2

 

복수는 그의 힘

무식하고 거친 뱃사람 걸리버 포일은 조난당한 자신을 버리고 간 우주선에 대한 복수심으로 폭주, 순간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200% 계발, 마침내 자력 구조에 성공한다. 이후, 말 그대로 화려하고 데카당한 각종 모험 끝에 남는 것은 한없이 복수욕에 불타던, 보잘 것 없는 한 사나이가 인류 전체의 각성을 끌어낸다는, 감동적이라면 감동적이고 어처구니없다면 어처구니없는 결말. 베스터의 스토리 텔링은 박진감 넘치기 그지없고, 주인공의 인식의 대전환-혹은 각성을 표현하기 위해 그만의 타이포그래피가 다시 한 번 불을 뿜는 장면에서는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 최고의 SF 오락물 중 하나.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파괴된사나이 가 더 좋긴 하다. ;-)

 

재미 ; 5

감동 ; 4

SF   ; 4

 

키워드 - 초능력 / 우주여행 / 스페이스오페라 / 우주전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