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역사'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5.07.07 암흑을 저지하라
  2. 2013.09.23 빅 타임 1
  3. 2007.11.27 나폴리 특급 살인
  4. 2007.09.20 라크라이트 2
  5. 2007.05.11 쌀과 소금의 시대
  6. 2006.01.21 마술사가 너무 많다
  7. 2005.07.14 비잔티움의첩자
  8. 2004.08.12 제인에어납치사건 4
  9. 2004.07.22 강철군화

암흑을 저지하라

2015. 7. 7. 19:55 posted by zelaznied


스프레이그 드 캠프 지음

안태민 옮김

불새, 2015



미국 SF의 유쾌한 계몽주의 활극

로마 말기로 타임슬립된 고고학자 마틴은 중세 암흑기가 도래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죽어가는 로마 제국에 현대 서구 문명을 통째로 수혈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분명히 개고생하니까 고군분투 맞는 거 같은데, 주변에 선의의 조력자들도 넘쳐나고 운도 잘 따라줘서 사건들은 술술 잘 풀려나간다. 혈혈단신으로 과거에 떨어진 개인이 오직 지식의 힘으로 자신의 시대를 움직이고 변화시켜나간다는 플롯은 SF의 밝은 면이 서구 계몽주의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재미 : 3

감동 : 2

SF  : 3

빅 타임

2013. 9. 23. 21:47 posted by zelaznied


프리츠 라이버 지음

안태민 옮김

불새, 2013



컴퓨터커넥션 만큼이나 정신 나간 SF

타임패트롤 을 연상시키는, 서로 다른 시간선을 가진 초월적인 집단 사이의 시간 변경 전쟁이 배경에 깔려있지만 실제 무대는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술집+의무실의 이상한 개념의 복합 휴양소가 전부. 등장인물들은, 죽기 일보 직전에 자기 시대로부터 영원히 잘려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다들 살짝 미친데다가 현실 감각이나 현실성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것 같다. 정신 나간 인물들이 정신 나간 배경 위에서 정신 나간 사건들을 펼쳐놓는 것은 딱 알프레드 베스터의 컴퓨터커넥션 . 남자 주인공이나 (특히) 여자 주인공은 로버트 하인라인 표 같다.


재미 : 2

감동 : 1

SF   : 3

나폴리 특급 살인

2007. 11. 27. 14:22 posted by zelaznied


랜달 개릿 지음
김상훈 옮김
행복한 책읽기, 2007

★★★

다아시 경의 마지막 모험들
마법이 과학을 대체한 대체 역사 속 영불 제국의 수사관인 다아시 경과 법정 마술사 마스터 숀 콤비의 미스터리 어드벤처 최종회. 다섯 편의 중단편 속에서 적국의 미녀 첩보원도 고정 출연해서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연상케하는 즐거움을 주는가 하면, 작품집 제목부터가 그렇지만 영미의 대중문화를 대체역사 특유의 유머 감각 속에서 패러디하는 재치도 만만치 않다.

재미 ; 4
감동 ; 1
SF   ; 2

라크라이트

2007. 9. 20. 10:18 posted by zelaznied


필립 리브 지음
송경아 옮김
문학수첩 리틀북스, 2007

★★★★

스팀펑크와 스페이스오페라의 행복한 만남
연금술 추진 우주함선을 이용한 대영제국 해군이 에테르로 가득찬 태양계를 정복한 평행 우주 속에서 벌어지는 고아 남매의 모험담. 시대착오적으로 고색창연한 세계관이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나는 상상력의 향연 속에 펼쳐지니 그야말로 짜릿하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쏟아지는 스페이스오페라적인 상상력들과, 작가가 직접 그린 빅토리아풍 스팀펑크 일러스트레이션이 특히나 매혹적.

재미 ; 4
감동 ; 3
SF   ; 4

쌀과 소금의 시대

2007. 5. 11. 09:12 posted by zelaznied

 

킴 스탠리 로빈슨 지음

박종윤 옮김

열림원, 2007

 

★★★★

 

흑사병이 서양을 말끔하게 지운 뒤의 대체 역사

대부분의 대체역사물이 역사가 대체된 세계를 공시적 횡단면으로 그려냈다면, 이 '대하'대체역사소설은 대체된 역사가 발전해나가는 과정으로 통시적 종단면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수많은 주인공들이 필요한 바, 작가는 기발하게도 동양의 윤회설을 도입해 세 명의 주요 캐릭터들이 수많은 삶을 되풀이함으로써 인류 전체의 삶이 질곡을 거쳐 깨달음의 발견, 발전과 성숙에 이르는 과정을 장대하게 풀어냈다. 때문에 서양을 지운다는 거대한 발상의 전환은, 거시사의 스펙터클 대신 미시사의 세밀하지만 단편적인 편린들로 나타난다.

종교와 기술, 정치와 사상, 문화에 대한 저자의 깊고 폭넓은 이해가 수렴 표출되는 후반부의 감동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 다만 아시아의 문물을 영어로 수용 표현한 원문을 다시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번역상의 어색함은 감수해야 할듯.

 

재미 ; 3.5

감동 ; 4.5

SF   ; 3.5

마술사가 너무 많다

2006. 1. 21. 13:06 posted by zelaznied


 

랜달 개릿 지음

김상훈 옮김

행복한 책읽기, 2005

 

★★★★

 

읽는 재미가 너무 많다

다아시 시리즈는 사실 플롯 자체만 놓고볼 때는 순수한 추리소설에 가깝고, SF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대체역사적 설정이나 자연과학을 치환한 마술과학은 양념에 불과할 뿐이 아닐까. (대개의 경우 실제 범행 수법 자체에는 마술이 개입하지 않으며, 범인 추적 과정에 사용되는 마술도 대부분 현실 속의 과학으로 치환 가능하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양념 맛으로 먹는 음식도 있는 법이니... 추리 소설의 하일라이트 중의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는 밀실 트릭과, 관련자 전체를 모아놓고 화려한 쇼를 통해 범인을 압박, 자백케하는, 탐정들의 로망인 피날레까지 추리 소설 본연의 재미도 재미이지만, 아무래도 앞의 중단편들을 통해서 쌓아올린 캐릭터들과 세계관의 개성있는 매력이 정말로 감칠맛 난다. 해설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군데군데 숨어있는 작가의 위트 역시 읽는 재미를 더하고.

 

(...)그 사악한 마술사는 자기 자신의 양심에 의해 단죄되었고, 그가 그런 행위를 하게 된 동기와 사유에관해 정말로 이해하고 동정할 수 있는 진정한 동료로 이루어진 마술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리고 그 결과 그의 탤런트는...
...제거되었다.
...말소되었다.
...파괴되었다.


재미 ; 4

감동 ; 2

SF   ; 3

 

키워드 - 추리 / 마법 / 대체역사 /

비잔티움의첩자

2005. 7. 14. 11:34 posted by zelaznied


해리 터틀도브 지음

김상훈 옮김

행복한책읽기, 2005

 

★★★

 

007 in Byzantium

  딱 그렇다. 007 영화들만큼이나 첩보와 액션, 로맨스가 뒤범벅되어 일단은 재미를 만족시키며, 그렇지만 순진무구한 이데올로기적 편향성으로 인해 읽고난 뒷맛은 개운하지 않다.

  무하마드가 이슬람을 창시하지 않고 기독교로 전향해 일개;-) 성인이 되어버린 대체 역사를 배경으로, 이슬람 세력의 삭제된 공백 속에서 국가적 역량을 소진하지 않은 비잔틴 제국이 동서분열 이전 로마의 영광을 지속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제국 집무관 직속 첩보 요원 아르길로스는 제국의 안위를 위협하는 다양한 신기술들의 대두에 맞서 제국의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라는 스토리는 솔직히 까놓고 얘기하자면 '...제국 집무관 직속 공작원 아르길로스는 제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다양한 신기술들의 대두에 맞서 제국주의적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대체 역사 속에서 화약과 인쇄술 등등 주요 발견들은 제국 외부에서 이루어지며, 주인공 아르길로스는 그러한 신기술을 약탈해오면서도 제국 외부를 야만인들의 세계로 폄하할 뿐이다. 야만 대 문명의 이분법적 대립항은 아르길로스에게 자신의 임무에 대한 반성이나 회의를 불가능하게 하며, 왜 제국이 유지되어야 하는지, 제국의 패권와 우위가 왜 지켜져야하는 지에 대한 질문이 애시당초 제기될 수 없게 한다.

  미국산 대중 문화를 무조건 미 제국주의와 연관지어 이야기하는 것도 개인적으로 신물나는 짓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미국과 연관지어서가 아니라, 인류가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패권주의적, 제국주의적, 결국은 이기주의적이고 비인간적인 생각의 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에피소드만큼은 굉장히 감명깊었다. 상당히 부정적인 언급으로 일관하는 이 리뷰는 어쩌면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의 감동을 철저하게 짓밟은 세 번째 에피소드 및 이후 에피소드들에 대한 반감에 기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재미 ; 4 (한 번 펴들면 중간에 덮을 수 없다)

감동 ; 3 (조금만 정치적으로 공정했더라도!)

SF   ; 4 (핵심은 대체 역사 속에서 대체된 과학 기술상의 발견들)

 

키워드 - 대체역사 /

제인에어납치사건

2004. 8. 12. 13:44 posted by zelaznied
 
 

 

재스퍼 포드 지음

송경아 옮김

북하우스, 2003

 

★★★★

 

파란만장 미스 넥스트, 아케론 하데스 체포하기. ;;

뒤죽박죽의 세계관-첫 장을 열면서부터 작품 속 세계관에 적응하기가 버겁다. 대충 적응하고 주위를 둘러보면, 그야말로 세계 고전급 소설들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미쳐있는, 이상한 평행 세계가 보인다. 흡혈귀가 준동하고, 크림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고전 소설들의 위작을 만드는 범죄자들을 수배하는 특수 경찰이 활약하고 괴짜 발명가는 문학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줄거리를 다 설명하긴 뭐하지만, 하여간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한바탕 대소동극.

 

재미 - 4

감동 - 3

SF   - 3 (약간 갸우뚱한 3)

 

키워드 ; 대체역사 / 평행우주 / 유머러스 /

강철군화

2004. 7. 22. 16:51 posted by zelaznied

 

잭 런던 지음

차미례 옮김

한울 1989

 

★★★

 

소설로 읽는 마르크시즘?

완전한 사회주의를 이룬 미래 시점에서 본, 과거- 자본의 강철군화에 짓밟히면서도 사회주의의 희망을 잃지 않았던 한 혁명가의 삶.

 

확실히, 유토피아/디스토피아물은, 본격 SF로 보기가 애매하다. 특히나 S를 사회학으로 끌고 나가는 경우.. ;;

 

SF로 읽자면 한없이 지루하고 실망스럽겠지만, 뭐, 잭 런던의 개인적 삶에 대해서 좀 아는 상태에서, 의식 없이 읽으면 재밌을 수도 있을 듯.

 

참고로, 한 때 친했던 운동권 친구에게 읽혀봤는데, 영웅주의적 요소 때문에 싫어하더라는. ;;

 

재미 - 3

감동 - 3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힘이랄까.. ;;)

SF   - 1

 

키워드 ; 사회학 / 대체역사 / 디스토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