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19.09.17 헬로 아메리카
  2. 2018.10.26 세븐 이브스
  3. 2010.09.25 집행인의 귀향
  4. 2010.01.11 우주비행사 피륵스
  5. 2008.08.18 아이, 로봇
  6. 2008.08.18 사이버리아드
  7. 2007.12.08 플레바스를 생각하라
  8. 2007.11.27 일리움
  9. 2005.10.10 타이탄의미녀 3
  10. 2005.10.10 로봇 시리즈

헬로 아메리카

2019. 9. 17. 17:43 posted by zelaznied

제임스 밸러드 지음
조호근 옮김
현대문학 2019.03.

★★★★

아메리칸 드림의 사막 위로 불어오는 뉴웨이브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단편선집을 통해서, 지구 종말 삼부작을 넘어 비로소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의 작품 세계 전반을 개관할 수 있었는데, 미래에 사막화된 미국을 배경으로 한 이 장편소설은, 그러한 개관을 바탕으로 해야 좀더 제대로 즐길 수 있을 듯하다. 밸러드의 묵시록적 미래관을 떠받치는 두 개의 중심축은 각각 히로시마 이후 계속된 핵무기 실험과 나사의 유인 우주 탐사로 나누어 볼 수 있을 듯한데, 전자야 SF들의 장미빛 미래 전망을 부순 결정적 사건으로 많이 이야기되었고, 후자의 경우에는 밸러드가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인 듯한데, 화성 탐사 이후 화성인이 대운하를 건설한 행성로맨스가 불가능해진 것처럼, 우주 탐사와 개발이 현실화되면서 우주 전체가 이전 SF들에서처럼 꿈과 환상과 낭만의 무대가 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서 SF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초래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두 사건의 함의에 아랑곳하지 않고(혹은 애써 외면하고) 전통적인 SF를 쓴/쓰고 있는 작가들도 많지만, 밸러드의 어딘가 정신이 나가버린 강박적인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내면이 외화된 듯한 황량한 풍경들은 그러한 함의를 솔직하게 직시한 결과물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지구 종말 삼부작은 SF 종말 3부작으로 치환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석화된 상상, 리얼리티에 익사한 SF, 불타버린 꿈...) 그리고 미국의 우주 탐사와 아메리칸 드림 사이의 긴밀하고 복잡한 관계를 생각해보면, 기후 변화로 서해안을 제외한 대륙 전체가 사막화된 미국을, 몽상과 환상으로서 아메리칸 드림을 가지고 유럽의 2차 탐사대가 가로지른다는 이 작품은 어쩌면 J.G. 밸러드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면모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상륙 이후, 지나가버린 아메리칸 드림의 환상에 사로잡힌 탐사대가 점차 와해되고, 주요 인물들이 조난과 난파에 가깝게 사막의 갈증 속에 피폐하게 드러누울 때까지의 전반부는 곧바로 지구 종말 삼부작을 떠올리게 하는, 지극히 밸러드적인 진행을 보이는데,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 이후 벌어지는 새로운 사건들은, 우선 밸러드의 다른 작품들에서는 두드러지지 않았던 전통적인 SF 소재들ㅡ자동인형, 태양광비행기 등등ㅡ이 풍성하게 쏟아진다는 점이 우선 이채롭고, 아메리칸 드림 이면에 억압되어 있던 광기ㅡ편집증과 고립주의, 파괴욕과 지배욕ㅡ를 전면에 드러낸다는 점도 흥미롭다. 전반부는 바깥에서 바라본 아메리칸 드림이라면 후반부는 안에서 들여다본 아메리칸 드림이랄까. 대부분의 작품들과 달리 다소 낭만적으로 처리된 결말은 미국을 좋아해서 썼다는 밸러드의 언급이 진심이었나 싶어 쓴웃음을 짓게 하는데, 전반적으로 밸러드 작품 세계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포만감 가득하게 읽을 수 있는 장편이라고 생각된다.


재미 : 4
감동 : 3
SF   : 4


세븐 이브스

2018. 10. 26. 15:33 posted by zelaznied

  


닐 스티븐슨 지음

성귀수, 송경아 옮김

북레시피, 2018.


★★★☆


SF의 단단한 맛


스노크래시 와 다이아몬드시대 로 닐 스티븐슨을 단순히 사이버펑크 작가로 기억하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당혹스러운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1권은 내내, 달이 부서진 뒤 느리지만 확실하게 다가올 파국을 대비하는 내용만이, 서사보다는 설명 위주로 진행되어 나가기 때문에 SF 혹은 소설을 읽는 재미가 많이 떨어진다. 하지만 꾹 참고 2권 중간까지 읽어나가면 마침내 달의 파편 세례를 받고 불타오르는 지구의 종말이 근사하고, 생존자들의 우주정거장에서 필요한 물과 질량을 혜성을 끌어온 자원자들의 난파기도 기괴하니 읽을 만하다. 후반의 파국은 너무 급하게 몰아쓴 느낌이지만, 어쨌거나 7명의 여성들로부터 30억 명의 후손이 늘어난 5000년 뒤의 지구에서 시작되는 3권에서는 지금까지의 아쉬움을 모두 떨쳐버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SF적인 재미만으로 몰아쳐나간다. 믿어보시라. 3권을 읽기 위해서는 1권과 2권도 충분히 읽을 만하다.


재미 : 4 (3권 기준)

감동 : 4 (3권 기준)

SF  : 4 (2,3권 기준)


집행인의 귀향

2010. 9. 25. 10:43 posted by zelaznied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북스피어, 2010

★★★☆

구원자의 귀환
젤라즈니의 연작 중편 중 한 편만이 용케 번역되었다. 내이름은콘라드 의 역자 해설에서 언급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국내에 이름 알려진지 15년 만의 일. 같은 연작인 루모코이브 는 팬 번역을 통해 웹에서 한 차례 돌았었지만 재미와 감동은 이쪽이 단연 빼어나다. 젤라즈니가 사이버네틱스를 다루는 솜씨도 눈여겨 볼 만 하지만, 특히나 인간의 원죄와 구원에 대해서 나직하고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대목은 현학적이고 시니컬한 젤라즈니 특유의 작풍에서는 아주 이례적이기 때문에 감동과 함께 일종의 놀라움까지 맛볼 수 있다.

재미 : 3
감동 : 4
SF   : 4

우주비행사 피륵스

2010. 1. 11. 19:57 posted by zelaznied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전대호 옮김

오멜라스, 2009

 

★★★★

 

사이버네틱 오딧세이아

우주비행사 후보생 시절부터 애송이 항해사, 노련한 선장, 관록 있는 지휘관, 원로 우주인이 되기까지 한 소년의 우주 성장담을 통해 우주 탐사, 로봇과 인공지능, 심지어 외계 문명이르기까지 SF의 다양한 주제들이 렘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 깊이 있는 사색과 통찰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가볍고 유쾌하게 시작해서 점점 무겁고 어두워지는 수록작들은 사이버리아드 와 궤를 같이 하고, 자기 테이프와 아날로그 계기판, 레버와 다이얼 등 구시대 SF 특유의 공학적 향취가 향긋한 걸작 연작 소설.

 

재미 ; 4

감동 ; 4

SF   ; 4

아이, 로봇

2008. 8. 18. 13:17 posted by zelaznied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우리교육, 2008

★★★

아동판이 아닌 완역. 그래봤자 별다른 건 없지만.
각각 다른 시기에 써낸 작품들을 마치 연작인 것처럼 사후 수정하여-그래서 기자가 수잔 캘빈을 인터뷰하는 이야기가 액자 밖 이야기처럼 이어진다-묶어낸 거 보면 통합 아시모프 유니버스를 만들려는 작가의 집념이 느껴져 모골이 송연해진다.

사이버리아드

2008. 8. 18. 13:13 posted by zelaznied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송경아 옮김
오멜라스(웅진), 2008

★★★★

마빈이 쓴 은하수를여행하는히치하이커를위한안내서
도솔판 세계SF걸작선 의 용과싸운컴퓨터이야기 를 기억하시는지. 솔라리스 때문에 심각하고 심오하고 난해한 작가로만 오해하기 쉬운 렘의 또 다른 면-사이버 시대의 농담 미학이라고 할 법한 유머 감각이 빛나는 연작 소설집. 다만 앞의 유쾌한 빛이 뒤로 갈수록 사색의 어둠 속에 퇴색하는 것은 조금 안타깝다.

플레바스를 생각하라

2007. 12. 8. 15:08 posted by zelaznied


이언 뱅크스 지음
김민혜 옮김
열린책들, 2007

★★★★★

플레바스를생각하라 를 독서하라
최고급 스페이스오페라. 익사 직전에서 출발하는 서두부터 장장 300페이지까지 주인공은 쉴새없이 우주와 외계 행성들 사이를 누비며 장쾌한 우주활극을 펼친다. 레리 니븐의 링월드 를 과격하게 박살내버리는 작가의 장대한 세계 설정은 촘촘하고 섬세한 서술과 묘사로 묵직하게 채워져 있고, 카니발리즘적 신흥 종교, 목숨을 건 텔레파시 도박, 대상을 그대로 복제할 수 있는 첩보원, 은하 전쟁의 승패를 가를 신형 인공지능, 인공지능과 융합한 유토피아, 광신적인 전투 종족.. 이 모든 것을 숨막힐 듯한 스피드로 휘몰아쳐 결말로 때려박아버리는 작가의 필력은 경이롭다. (후반부에 잠깐 처지기는 함. -_-;; )

재미 ; 4
감동 ; 4
SF   ; 5

일리움

2007. 11. 27. 14:26 posted by zelaznied


댄 시몬즈 지음
유인선 옮김
베가북스, 2007

★★★★

나노테크놀러지, 양자역학, 그리스 신들로 변주한 신들의사회
300 은 상대도 안 되는 근육덩어리 마초 신과 영웅들이 잔뜩 등장하고, 쿼런틴 이 얌전하게 느껴질 정도의 과격한 하드 SF적 전망이 펼쳐지고, 신들의사회 를 방불케하는 현학적인 훗까시들이 900 페이지 내내 쏟아져나온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완결되지 않은 이야기라는 것. 2008년에 나온다는 후속작 올림푸스 를 기대하자.

재미 ; 4
감동 ; 3.5
SF   ; 5

타이탄의미녀

2005. 10. 10. 13:05 posted by zelaznied


커트 보네거트 지음

이강훈 옮김

금문, 2003 (개인적으로는 94년 새와물고기 출판사에서 나온, 저위의누군가가날좋아하나봐 를 더 좋아한다)

 

★★★★★

 

다크사이드 오브 더글라스 아담스

말 그대로 그렇다. 더글라스 아담스의 은하수를여행하는히치하이커들을위한안내서 의 유머가 블랙 커피라면 이 책의 유머는 그야말로 에스프레소. 우주와 인생, 그 안의 모든 것을 철저하게 조롱하고 비웃고 희화화한다. (사실 히치하이커.. 의 유머를 이야기할 때 보네거트가 원용되는게 정순이긴 하지만;; )

그렇지만, 내행성에서 타이탄에 이르기까지 태양계 전체를 종횡무진하는 주인공의 여정이 끝나갈 즈음에는, 거대하고 악의투성이의 농담 같은 운명 앞에 선 나약한 인간 존재의 모습을, 연민과 공감 없이 바라보기 힘들어진다.

 

재미 ; 5

감동 ; 5

SF   ; 3

 

키워드 -

로봇 시리즈

2005. 10. 10. 12:06 posted by zelaznied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정철호 옮김

현대정보문화사, 2001 (재간)

 

★★★★★ ~ ★★★

 

SF와 미스테리의 교집합

강철도시 와 벌거벗은태양 의 2연작이었다면 당근 별 다섯 개였을 것을, 파운데이션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아시모프는 미래사 통합이라는 매혹적인 (그러나 결국은) 수렁에 풍덩 빠져들었다. '인간 형사와 로봇 파트너의 살인사건 범인 찾기'란 그 얼마나 매력적인지. 하지만 시리즈 중반 이후 도도히 흘러가는 세월의 물결 앞에서 베일리 씨는 유명을 달리하고 홀로 남은 다닐은 로봇공학 3원칙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무한 삽질을 시작해버린다. 하지만, 오래 끄는 작품치고 나중에 안 망가지는 경우 없고, 그런 점에서 후반부의 몰락이 꼭 시리즈 전체에 대한 평가로 연결되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특히나 아시모프의 이 로봇과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대할 때마다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허버트의 듄 역시나 마찬가지.) 양대 시리즈 모두 사실, 시리즈 전체의 규모에서 오는 대작이라는 명칭에 가려서 되려 본편 자체의 수작 혹은 걸작에 합당한 가치가 훼손되는 느낌. 그렇지만,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멍청하게 똑같은 표지에 똑같은 표제로 내버리곤 하잖아. -_-;;;

 

재미 ; 5~3

감동 ; 5~3

SF   ;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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