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20.11.08 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
  2. 2009.09.06 히페리온 4
  3. 2009.04.17 얼터드 카본 2
  4. 2007.11.27 마르두크 스크램블
  5. 2005.06.14 뉴로맨서 2
  6. 2004.07.22 로코코거리
  7. 2004.07.22 코드명J

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

2020. 11. 8. 12:03 posted by zelaznied

N.K.제미신 지음
이나경 옮김
황금가지, 2020.07.

★★★★

SF와 판타지의 영역은 끊임없이 갱신 확장된다고 이야기하는 단편집
부서진대지 3부작 중 국내에 출간된 2권을 이미 읽었다면 제미신의 창작 경향은 대충 파악되었을 테고, 그렇다면 이 단편집은 그러한 경향, 방향성에서 얼마나 다채로운 이야기가 가능한지 보여주는 풍요로운 성찬이 될 것이다. 지질학에 기반한 탄탄한 SF에서 결국 판타지로 나아가던 부서진대지 1,2부에서처럼 SF보다는 판타지적 경향들이 더 짙지만, 양자의 구별이 무색해진 작금의 추세 속에서는 큰 흠은 되지 않는다. 류츠신-켄 리우-이윤하 등의 동아시아 SF와 함께 버틀러-제미신의 아프리칸 SF 또한 얼마나 SF/판타지의 경계를 확장하고 다양성을 공급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수록작들: 

남아서 싸우는 사람들 ★★★☆
오멜라스에 대해 어둡게 빛나는 거울상.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개인의 양심을 이야기하는 오멜라스를떠나는사람들 이 다소 갑갑하게 느껴졌다면 제미신의 단편에서는 좀더 숨이 트일지도 모르겠다. 혹은 오히려 더...

위대한 도시의 탄생 ★★
예술과 근대, 도시에 대한 어반 판타지. 자체적인 완결성이 부족해 보여 아쉽다.

붉은 흙의 마녀 ★★★★★
최상급의 단편 환상소설. 주제나 구성이나 문장이나 모자란 구석이 하나도 없다. 이 한 편만으로도 단편집 전체를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연금술사 ★★★★
마찬가지로 뛰어난 환상소설. 요리와 주술과 마법 사이에 누구나 납득할 공통점에 기반한 상상력과 서술이 백미이고, 마지막 장면은 르귄의 파리의4월 이 떠오르기도 한다.

폐수엔진 ★★★★
매력적인 대안적 스팀 펑크. 단편이지만 중편 SF에 필적하는 재미와 밀도를 보여준다.

용구름이 뜬 하늘 ★★★
르귄 느낌의 단편. 대개는 키리냐가 를 떠올릴지도 모르겠지만..

트로이 소녀 ★★★☆
웹 2.0... 혹은 모바일 웹 시대의 포스트 사이버펑크. 어플리케이션 소녀는 무슨 꿈을 꿀까?

졸업생 대표 ★★★
포스트 휴머니즘 시대의 디스토피아물. 

이야기꾼 대리인 ★★☆
풍자적이고 오싹한 메르헨 호러 판타지.

천국의 신부들 ★★★☆
에일리언 혹은 블러드차일드 , 첫번째접촉 이야기에서 재생산을 다룬 것이 드물지는 않겠지만 이슬람 전승을 통해서 새롭게 다듬어 낸 점은 꽤 흥미롭다.

평가자들 ★★☆
다소 늘어지고 산만한, 옥타비아 버틀러도 연상되는, 호러 SF 단편.

깨어서 걷기 ★★★
다시 블러드차일드 와, 하인라인의 퍼펫마스터 . (더하기 불사주식회사 ?) 결론은 약간 비약처럼 느껴졌지만, 나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댄서 ★★★
이슬람이라고 하기도 지치고 기독교든 유교든 그저 원리주의 가부장적 어떤 종교든지 빠져들 수 있는 디스토피아물.. 여러 모로 많은 층위로 읽힐 수 있는, 그러나 별로 두껍지 않은 엽편. 두껍지 않은데 여러 층위로 읽을 수 있게 하는 현실이 너무 혐오스럽다.

퀴진 드 메므아 ★★★★★
추억은 결코 시각적이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것은 후각이고, 미각도 또한 거의 마찬가지로 그럴 것이다. (그래, 프루스트.) 결코 추억이라 부를 수 없는, '가슴이 꽉 메어' 오게 하고,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이게 하고,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럽도록 하는 그런 기억들, 지나간 시절의 아물지 않은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인한 상처들을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그에 대한 우아하면서도 절절한 답변.

스톤헝거 ★★
부서진대지 시리즈를 읽지 않았다면 어리둥절해질, 비자립적인 단편.

렉스강가에서 ★★★
유니콘변주곡 이 살짝 떠올랐는데, 매력적인, 나른한 판타지.

수면 마법사 ★★★★
이집트 제국 마법 판타지. 제미신은 손 대는 것마다 서브 장르를 만들어내는 걸까? 아니면 제미신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신조어들이, 새로운 표딱지들이 필요한 걸까? 다소 예술주의적이지만 흥미로운 단편.

헤노시스 ★★
예술과 불멸에 대한 산만한 엽편. 

너무 많은 어제들, 충분치 못한 내일들 ★★★
반복되는 시간이란 흔한 소재인데 인터넷 네트워크와 인간 관계에 대한 고찰로 연결시킨 점은 좋았다.

유트레인

비제로 확률 ★★★
머피의 법칙을 가장 잘 소설화한 단편이랄까. 일회성의 예측불가능한 삶에 대한 가장 정직하고 솔직한 신나는 단편 환상소설.

잔잔한 물 아래 도시의 죄인들, 성자들, 용들 그리고 혼령들 ★★★★
담담한 만큼 더 절절한 단편 환상소설.


히페리온

2009. 9. 6. 09:03 posted by zelaznied

 

댄 시먼스 지음

최용준 옮김

열린책들, 2009

 

★★★★

 

스페이스오페라를 경배하라

하드SF를 추앙하는 진골 SF팬들에게 스페이스오페라란 묻어버리고 싶은 흑역사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국내에도 띄엄띄엄 들어오고 있는 최신 스페이스오페라들은 하드SF의 상상력과 사이버펑크의 감성, 뉴웨이브의 기법을 한데 아울러, SF의 참맛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만방에 고하고 있는 듯 하다. 외계 행성의 신흥 종교에 참례하는 순례자들이 제각기 펼쳐놓는 이야기 속에는 카톨릭 계열의 정통 종교SF, 엔더의게임 혹은 영원한전쟁 의 일부를 연상시키는 밀리터리SF, 젤라즈니류의 문학적SF, 감성적인 드라마SF, 사이버펑크가 하드보일드 느와르와 어떻게 닿아있었는지 보여주는 추리SF, 아서 클라크를 연상시키는 머나먼 외계 행성 바다의 노래까지 이 모든 것을 단돈 15,000원에! 지금 바로 구매하세... 스페이스오페라적인 우주관 아래에서 한데 끌어모아 녹여내어 SF의 본질을 추출해내는데 성공했다. 사제와 군인, 시인, 학자, 탐정, 외교관이 그들의 순례길에서 털어놓는 다채로운 SF적 감동을 지금, 맛보시라.

 

재미 ; 4

감동 ; 4

SF   ; 4

 

얼터드 카본

2009. 4. 17. 15:54 posted by zelaznied



리처드 모건 지음
유소영 옮김
황금가지, 2008

★★★


사이버펑크가 하드보일드를 제대로 만났을 때
깁슨과 스털링 이후로-심지어 90년대 이후로 깁슨과 스털링조차도-제대로 된 사이버펑크를 만나긴 쉽지 않게 되었지만, 이 작품은 사이버펑크는 죽지 않았고 다만 현대 SF의 다양한 조류 속에 도저하게 깃들어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의식을 전산화하여 새로운 육체에 옮겨 깔거나 항성간 전송을 할 수 있는-심지어 별개의 육체에 카피&페이스트할 수도 있는(물론 심각한 불법이지만) 미래 세계. 특수부대 출신의 파멸한 사나이가 금권력으로 혼탁한 지구에 내려온다. 비열한 갱단과 부패한 경찰, 치명적인 요부 등 하드보일드 전속 등장인물들 속에서 그야말로 SF와 미스터리가 제대로 합일된, SF로도 미스터리로도 모두 수작인 소설.

재미 ; 4
감동 ; 3
SF   ; 4

마르두크 스크램블

2007. 11. 27. 14:18 posted by zelaznied
  

우부카타 토우 지음
하성호 옮김
대원 씨아이, 2007

★★★

라이트노벨의 간판 아래 나온 하드-보일드-SF
속류 사이버펑크의 전형적인, 첨단 기술과 첨단 범죄가 공존하는 미래 도시 마르두크에서 소녀 창녀 발롯은 도박사 범죄자 셸에게 죽기 직전 닥터 이스터와 외프코프의 해결사 2인조에게 구조된다. 셸이 그동안 저지른 범죄들을 처벌하기 위한 증인으로 생존시키기 위해 닥터 이스터와 외프코프는 죽음 직전의 발롯의 신체를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서 개조하는데...
각종 근미래 기술 및 도구들은 하드SF적인 감각이 강한데, 플롯 전반은 작가의 취향-미소녀, 잔혹범죄, 도박, 총격전-이 너무 강해서 장르적 정체성이 조금 불투명하다. 게다가 일본 대중문화 특유의 자폐적 정서마저 물씬하니 서사보다는 소도구들 감상하는 기분으로 보면 좋을 듯.

재미 ; 4
감동 ; 3
SF   ; 4

뉴로맨서

2005. 6. 14. 10:31 posted by zelaznied
 
 


윌리엄 깁슨 지음

김창규 옮김

황금가지 2005 (열음사, 청담사에서도 예전 번역 있음)

 

별점 등은 열음사판 참조.

 

케이스와 드디어 말 놓는 몰리!!

몰리의 말투 뿐 아니라, 하오체 위주의 점잔빼던 케이스의 말투도 속 시원하게 바뀌었다. 그래. 케이스는 30대 아저씨가 아니라 20대 애송이였단 말야.

깔끔한 북디자인에서부터 시작해서, 어느 것 하나 아쉬울 것 없는 책.

로코코거리

2004. 7. 22. 18:28 posted by zelaznied
 
 

 

시마다 마사히코 지음

정회성 옮김

한민사

 

★★★

 

일본적 색채 속에 사이버펑크가 가미된 근미래 소설.

 

사이버펑크와 샤머니즘의 관계를 생각해볼 수도 있을 듯. ;;

 

재미 - 3

감동 - 2

SF   - 2.5

 

키워드 ; 사이버펑크 /

코드명J

2004. 7. 22. 14:56 posted by zelaznied

 

테리 비슨 지음 (원작/시나리오 윌리엄 깁슨)

신영희, 안정희 옮김

한뜻 1995

 

★★★

 

영화보다 100배 나은 영화 소설. (그런데도 겨우 별 셋. -_-)

무엇보다도 선글라스를쓴모차르트 에 수록된 원작을 읽을 것. (영화보다 10000배 낫고 이 책보다 100배 낫다 _-_)

본디 단편에 딱 적당한 아이디어를 장편 영화 분량으로 늘리려다보니 무리가 많이 갔다. 피상적인 사회 문제가 반영되어 되려 현대 문명에 대한 원작의 강렬하고 압축적인 성찰을 희석시켜버렸고, 단편적인 이미지가 빛났던 미래 사회를 더 많이 비춰내야하다보니 진부해져버렸고,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재미 ; 3

감동 ; 2

SF   ; 3

 

키워드 - 사이버펑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