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에 해당되는 글 39건

  1. 2020.11.08 머더봇 다이어리: 인공상태
  2. 2019.10.04 식스 웨이크
  3. 2018.10.26 세븐 이브스
  4. 2018.09.28 신의 망치
  5. 2015.07.06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6. 2013.10.18 링월드 1
  7. 2009.09.06 히페리온 4
  8. 2009.09.06 이계의 집 2
  9. 2009.09.06 별의 계승자 2
  10. 2009.05.07 므두셀라의 아이들 2

머더봇 다이어리: 인공상태

2020. 11. 8. 11:57 posted by zelaznied

마샤 웰스 지음
고호관 옮김
알마, 2020.07.

★★☆

전편보다는 나은 속편
가출한 인공지능은 다시 자신처럼(그리고 시리즈 전반처럼) 멍청하고 답없는 인공지능과 인간들 속에 던져지는데, 그래도 전반적인 설정 틀은 전편만큼 억지스럽지는 않고, 그럭저럭 무난하게 이해하며 넘어갈 수 있게 해준다.

제대로 된 SF는 아니지만 제대로 된 SF를 읽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꽤 괜찮은 대안.

재미: 3
감동: 2
SF  : 2.5


식스 웨이크

2019. 10. 4. 16:59 posted by zelaznied

무르 래퍼티 지음
신해경 옮김
아작, 2019.04.

★★★

클로닝, 영생, 그리고 미스테리

2009년 테드 창이 부천에서 처음 캔사스의유령 의 도입부를 소개했을 때 느꼈던 전율과 호기심과, 막상 2015년에 불새에서 번역 출간해서 전편을 읽었을 때의 감상이 떠오른다. '클로닝과 기억 전이로 영생을 누릴 수 있는 미래에, 다른 항성으로 가던 배에서 승무원 여섯 명의 새로운 클론이, 기억이 모두 지워진 채 깨어나고, 그들은 곧 수십 년의 나이를 먹은 자신들의 시체를 발견한다'는 도입부가 매혹적이지만, 실제 결말까지의 여정은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는 않다는 점에서.
클로닝과 기억 백업, 전이를 통해, 죽어도 죽기 전 백업된 기억을 지닌 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세상에서 살인은 일종의 사회적 망신 주기에 지나지 않을 뿐이고, 여러 생애 동안 다양한 직업을 마스터해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세상에서도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 사이의 갈등은 여전하며,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우주선 속에서도 미스테리는 발생한다.
미스테리 자체보다는 (SF들에서 많이 다뤄져서 진부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클로닝과 기억 백업이 가져온 사회적 변화들을, 낯선 환경에 던져진 등장인물들이 차례차례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들을 구경하는 SF적인 재미가 쏠쏠하다.

재미 : 4
감동 : 2
SF   : 3


세븐 이브스

2018. 10. 26. 15:33 posted by zelaznied

  


닐 스티븐슨 지음

성귀수, 송경아 옮김

북레시피, 2018.


★★★☆


SF의 단단한 맛


스노크래시 와 다이아몬드시대 로 닐 스티븐슨을 단순히 사이버펑크 작가로 기억하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당혹스러운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1권은 내내, 달이 부서진 뒤 느리지만 확실하게 다가올 파국을 대비하는 내용만이, 서사보다는 설명 위주로 진행되어 나가기 때문에 SF 혹은 소설을 읽는 재미가 많이 떨어진다. 하지만 꾹 참고 2권 중간까지 읽어나가면 마침내 달의 파편 세례를 받고 불타오르는 지구의 종말이 근사하고, 생존자들의 우주정거장에서 필요한 물과 질량을 혜성을 끌어온 자원자들의 난파기도 기괴하니 읽을 만하다. 후반의 파국은 너무 급하게 몰아쓴 느낌이지만, 어쨌거나 7명의 여성들로부터 30억 명의 후손이 늘어난 5000년 뒤의 지구에서 시작되는 3권에서는 지금까지의 아쉬움을 모두 떨쳐버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SF적인 재미만으로 몰아쳐나간다. 믿어보시라. 3권을 읽기 위해서는 1권과 2권도 충분히 읽을 만하다.


재미 : 4 (3권 기준)

감동 : 4 (3권 기준)

SF  : 4 (2,3권 기준)


신의 망치

2018. 9. 28. 13:50 posted by zelaznied

아서 클라크 지음
고호관 옮김
아작, 2018


지구 종말에 관한 유쾌한 하드 SF 고전

아서 클라크가 마지막으로 단독 집필한지 25년이 지난 뒤에야 국내에 출간된 이 책은, 공교롭게도 20여 년 뒤에 나온 비슷한 소재의 소설과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는데, 덕분에 대비를 통해서 오히려 아서 클라크만의 매력이 더 강조되지 않았나 싶다.
아서 클라크의 매력 : 모든 등장인물들은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며ㅡ심지어 광신도들마저 그렇다ㅡ자신과 주변 상황을 심리적 거리감을 두고 조용히 관조한다. 명상에 가까운 관조다. 물론 수식처럼 아름다운 우주에도 우연과 실수와 돌발 사태는 있지만, 그것은 명상 속에 작은 미소를 더할 뿐이다.
천문학적 거리와 우주적 시간 속에서 제국처럼 느리게 다가오는 파국을 막으려 미약하지만 꿋꿋하게 전진하는 견인선 골리앗 호의 항해는 마치 비글호의 항해처럼 여유롭고 위트있으며, 삶의 순간순간 우주가 주는 신비에 열린 시야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재미 : 4
감동 : 4
SF   : 5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2015. 7. 6. 18:18 posted by zelaznied


김보영 지음


기적의 책, 2015



별들의 시간으로 떨어진 견우 직녀 이야기

김보영 님 특유의 치밀함이나 발상의 전환이 없는 것은 다소 아쉽지만, 간절한 어조와 안정적인 구성, 높은 완성도는 변함없는 소품이다.


재미 : 3

감동 : 2

SF  : 3

링월드

2013. 10. 18. 14:38 posted by zelaznied


레리 니븐 지음

고호관 옮김

새파란 상상, 2013



고전적 하드 SF 수작

돌아온 전설 중에는 그냥 전설로 남는 편이 좋았을 경우도 많지만 링월드 는 쿼런틴 이나 블라인드사이트 가 이미 번역된지 오래인 지금 읽어도 여전히, 새삼스레 짜릿하고 감동적이다. 이 짜릿함, 이 감동은 스토리나 문장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과학적 상상력 자체로부터 기인하기 때문에 더 소중한데,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SF 중에서는 할 클레멘트의 중력의임무 가 가장 비슷하달까. 아서 클라크보다는 모험담-활극적 요소가 더 많은 점, 그리고 하인라인에 비해서는...하인라인이 인물과 사회-근경에 더 치중했다면 이쪽은 세계와 우주-원경에 집중한 점 등은 SF의 가장 고전적인 두 갈래인 펄프 SF와 하드 SF 각각의 재미를 두루 갖추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듯.


재미 : 4

감동 : 3

SF   : 4

히페리온

2009. 9. 6. 09:03 posted by zelaznied

 

댄 시먼스 지음

최용준 옮김

열린책들, 2009

 

★★★★

 

스페이스오페라를 경배하라

하드SF를 추앙하는 진골 SF팬들에게 스페이스오페라란 묻어버리고 싶은 흑역사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국내에도 띄엄띄엄 들어오고 있는 최신 스페이스오페라들은 하드SF의 상상력과 사이버펑크의 감성, 뉴웨이브의 기법을 한데 아울러, SF의 참맛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만방에 고하고 있는 듯 하다. 외계 행성의 신흥 종교에 참례하는 순례자들이 제각기 펼쳐놓는 이야기 속에는 카톨릭 계열의 정통 종교SF, 엔더의게임 혹은 영원한전쟁 의 일부를 연상시키는 밀리터리SF, 젤라즈니류의 문학적SF, 감성적인 드라마SF, 사이버펑크가 하드보일드 느와르와 어떻게 닿아있었는지 보여주는 추리SF, 아서 클라크를 연상시키는 머나먼 외계 행성 바다의 노래까지 이 모든 것을 단돈 15,000원에! 지금 바로 구매하세... 스페이스오페라적인 우주관 아래에서 한데 끌어모아 녹여내어 SF의 본질을 추출해내는데 성공했다. 사제와 군인, 시인, 학자, 탐정, 외교관이 그들의 순례길에서 털어놓는 다채로운 SF적 감동을 지금, 맛보시라.

 

재미 ; 4

감동 ; 4

SF   ; 4

 

이계의 집

2009. 9. 6. 08:58 posted by zelaznied

 

윌리엄 호프 호지슨 지음

김상훈 옮김

행복한책읽기, 2009

 

★☆

 

러브크래프트, 스태플든, 그리고 호지슨

캠핑 온 두 젊은이가 외진 오지의 폐허만 남은 고택에서 낡은 옛 기록을 발견한다(이블데드러브크래프트). 기록에 의하면 이 폐허만 남은 고택은 외계에서 온 정체를 알 수 없는 태고의 힘에 의해(다시 러브크래프트) 시간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시간과 공간의 가장 변방에 속한 구조물이며, 기록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로부터의 침입자들(또 러브크래프트)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 속에서 또 뜬금없이 바깥-시간과 바깥 공간으로의 정신적이고 비물질적인 여행을 떠나며(뜬금없이 올라프 스태플든) 알 수 없는 로맨스 비스무레한 것에 빠지다가 기록을 끝내 마치지 못한다.

 

읽다보면 절로, 어쩌라고, 라는 탄식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그러나 고전. 고전苦戰할 수 밖에 없는 고전古典.

 

재미 ; 0.5

감동 ; 0.5

SF   ; 1.5

별의 계승자

2009. 9. 6. 08:55 posted by zelaznied

 

제임스 호건 지음

이동진 옮김

오멜라스, 2009

 

★★★★

 

SF의 핵심

달에서 5만 년 된 시체가 발견된다. 이 무슨 2001:스페이스오디세이 급 오프닝이란 말인가. (주인공이 극비리에 소환되는 것도 비슷하다) 아니, 정말 스페이스오디세이 와는 닮긴 많이 닮았지만 또 다르긴 많이 다르다. 그러니까 월면의 외계 모노리스가 발사한 전파 신호를 따라 선별된 탐험가들이 외행성으로 나아가는 스페이스오디세이 와 달리 학회SF라는 별명까지 붙은 이 작품은 월면에서 발견된 인간의 근원을 찾아 학자들은 지구와, 달(그리고 사실 스페이스오디세이 처럼 외행성까지 가긴 하지만)을 오가며 다만 끊임없이 회의를 열고 추론과 측정을 되풀이할 뿐인데...

근데 그게 진짜 재밌다. 진짜 진짜 진짜 재밌다. SF의 본질을 뭐라고 정의하면 좋을까? 글쎄,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다만, 아마도, 하드SF와 스페이스오페라, 그리고 사변소설의 세 축에 나뉘어 있을 것 같은 그 무언가가, 이 소설에도 뚜렷이 나타나 독자의 감탄과 경이, 희열을 끌어낼 것이라는 것 외에는...

 

재미 ; 3.5

감동 ; 3.5

SF   ; 4

므두셀라의 아이들

2009. 5. 7. 01:57 posted by zelaznied



로버트 하인라인 지음
김창규 옮김
오멜라스, 2009

★★☆

계산자와 함께 하는 고색창연한 우주여행

빅 쓰리를 학자연 순으로 분류하자면 아시모프가 첫째, 아서 클라크가 둘째, 하인라인은 마지막이 될 게다. 하인라인은 그야말로 철저하게 공돌틱하달까. 개인적으론 우주선 궤도 계산을 계산자로 하는 부분에서 뒤집어졌다. 아아, 영원히 빛날 하인라인표 아날로그 감성이여!

소설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지구 위에서 보통 사람들과 다른 사람들이 겪는 수난 속에서 하인라인 특유의 실용적인 주인공이 어떻게 그 난관을 헤쳐나가는가와, 우주로 나간 소수자들이 외계 행성들에서 어떤 모험을 겪어나가는가. 하인라인은 나름대로 기술자적 상상력을 발휘해서 항성간 여행을 가능하게 하고 있지만, 2010년이 가까워지는 지금 보자면 소설 속 과학적 기술적 설정들은 너무 허황되게 순진무구하며,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역시 너무 단순하고 편협하고, 다만 하인라인 특유의 입담과 등장 인물 조형, 그리고 우주 시대의 열정 혹은 고전적 스페이스오페라의 꿈이 채 식지 않았던 시대의 순진무구한 상상력이 그나마 보는 재미를 지켜준다.

 

재미 ; 3

감동 ; 2

SF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