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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1.09 우주의 집
  2. 2020.11.08 얼마나 닮았는가
  3. 2018.10.18 에셔의 손
  4. 2018.10.12 완전사회
  5. 2016.07.04 여왕마저도
  6. 2015.07.07 암흑을 저지하라
  7. 2014.01.05 이 사람을 보라
  8. 2010.09.25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9. 2010.04.20 유빅
  10. 2010.01.11 우주비행사 피륵스

우주의 집

2020. 11. 9. 21:15 posted by zelaznied

문이소, 고호관, 남유하, 최영희, 윤여경 지음

사계절, 2020.07.

★★★

얇지만 충실한 SF 단편집
한낙원 과학소설상 수상작가 단편집. 아동/청소년 대상이라는 선입견이 무색하게 충실한 한국 창작 SF 단편집이다.

수록작들:

완벽한 꼬랑내 ★★★
다소 유치한 작명 등이 아쉽지만 청소년들이라면 오히려 재미있어 할 무난한 멍멍이 SF.

우주의 집 ★★★★
아서 클라크가 썼을 법한 고전적이고 정석적인 청소년 우주 SF.

실험도시 17 ★★☆
다큐멘터리적인 구성은 테드 창 이래로 식상하지만.

묽은것 ★★★★
청소년 SF의 한계를 뛰어넘은 수작. SF라고 하기에는 다소 애매하지만 최근의 국내외 경향을 보자면 굳이 따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많은 독자들이, 작가들이 읽기를 희망하게 되는 소설. 한국 장르 소설의 하나의 테두리를 돌파하는 작품이다.

문이 열리면


얼마나 닮았는가

2020. 11. 8. 08:07 posted by zelaznied

김보영 지음 

아작, 2020.10. 

★★★★★ 

지난 10년간 한국SF에서 가장 멀리 나간 이야기들
물론 또, 듀나도 있지만, 각각 방향이 다르니 서로 얼마나 더 멀리 나갔는지 비교할 수는 없다. 듀나가 보다 보편적인 SF로서 멀리 나갔다면 김보영은 보다 개별적인 방향으로, 한국 SF의 가능성을 확장했다고 할 수 있겠다.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쓴 단편들을 묶은 이 단편집은, 그러니 지난 10년간 한국 SF가 몇 개의 축에서 그 영역을 확장해나간 기록이자 그 결과물로서의 하나의 지도라고 할 수 있겠다.

수록작: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
김보영 SF의 기본 얼개를 잘 보여주는 엽편. 탄탄한 과학적 설정이 SF의 상상력 속에서 어떻게 시적으로 승화될 수 있는지, 일견 차가워보이는 과학적 진술들이 어떻게 삶의 감정들을 건드릴 수 있는지 볼 수 있다.

0과 1 사이
지난 10년간 발표된 한국 SF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 10년의 세월을 통해 시의성을 넘어 고전으로서의 보편성을 획득했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해냈다.

빨간 두건 아가씨

고요한 시대

니엔이 오는 날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한국형 초인물이라는 질문에 대한 모범 정답. '한국형', '한국적인' 등의 라벨에 대한 갑론을박은 영원하겠지만, 이 작품이 품은 페이소스와, 이 작품이 던지는 문제의식은 2014년 4월을 전후로 한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 없이는 말할 수 없을 것이며, 그러나 그럼에도 역시나 이후로 지나왔으며 앞으로 지나갈 세월의 무게를 온전히 견뎌낼 힘 또한 가지고 있다.

로그스 갤러리, 종로

걷다, 서다, 돌아가다
엄마는초능력이있어 와 비슷한 말을 할 수 있겠다. 별들의 반짝임을 눈물의 반짝임으로 되비쳐주는 엽편.

얼마나 닮았는가
현시점에서 김보영 SF가 가장 멀리까지 나가 이룬 성취. 이 작품은 전설이 아니라 신화가 될 것이다.

같은 무게


에셔의 손

2018. 10. 18. 14:58 posted by zelaznied

김백상 지음
허블, 2018.

★★★

오랜만에 만나는 좋은 국내 창작 장편 SF

SF로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 그가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갖게 되었으며 그런 능력은 어떤 기제로 작동하는 것인가에 대한 설명이 충분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지만, 안정적인 문장과 나레이션, 정교한 플롯은 그런 의문이 오래 남지 않도록 이야기를 잘 몰아나간다.
SF에 대한 이해가 깊은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 정도로 소재와 주제를 잘 이해하고 그 잠재성을 최대한 끌어낸 점에서는 SF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재미 : 4

감동 : 3

SF  : 3

완전사회

2018. 10. 12. 16:59 posted by zelaznied

문윤성 지음
아작, 2018

★★★


생각보다는 낡지 않은, 한국 SF의 잊혀졌던 원점


1965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그동안 팬덤 내에서 한국 SF 소사를 이야기할 때마다 간략한 줄거리와 함께 빠짐없이 언급되기는 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인지 대체역사 SF로서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던 비명을찾아서 보다는 덜 진지하게, 화석화된 프로토 SF로서의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새로 출간된 완전판을 읽어보면 의외로 SF의 핵심 요소들인 미래 사회로에 대한 예측과 미래의 새로운 도구들이 전면적으로 사용되어 SF를 읽는 맛이 꽤 제대로 난다. 특히 미래 사회로의 변화 과정을 직접 제시하지 않고 주인공이 체험하며 추론하고 다양한 과정에서 조금씩 알게 만든 구성은 60년대 한국 SF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점이라 놀라웠다. 다만 아쉬운 것은, 주인공의 가치관과 생각, 대사 곳곳에 당시 시대의 한계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점(이건 고전들에게는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주제 면에서, 겉으로는 양성 간의 대립과 화해를 다루고는 있지만 마찬가지로, 남성적 시각에서의 풍자에 가까워서 오늘날의 사회적 문제와 연관지어 이야기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점이 많다는 점.


재미 : 3

감동 : 2

SF  :  3





여왕마저도

2016. 7. 4. 19:52 posted by zelaznied


코니 윌리스 지음

최세진 외 옮김

아작, 2016


★★★☆


웃음으로 시작해서 감동으로 끝나는 SF 단편집

표제작 외에는 건질 것이 없던 화재감시원 과는 달리, SF들로 꽉 찬 단편집이다. (그래도 마블아치에부는바람 은 빼고 ;; ) 모두가땅에앉아있었는데 가 코니 윌리스의 수다스런 유머 SF의 본령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면 마지막위네바고 는 화재감시원 처럼 코니 윌리스가 또 얼마나 진지한 목소리로 묵직한 주제를 잘 다룰 수 있는지 증명하는 작품이다. 단 두 편 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한 작품집인데, 오랜 세월 끝에 정식으로 출간된 표제작을 다시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재미 : 3

감동 : 4

SF   : 3

암흑을 저지하라

2015. 7. 7. 19:55 posted by zelaznied


스프레이그 드 캠프 지음

안태민 옮김

불새, 2015



미국 SF의 유쾌한 계몽주의 활극

로마 말기로 타임슬립된 고고학자 마틴은 중세 암흑기가 도래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죽어가는 로마 제국에 현대 서구 문명을 통째로 수혈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분명히 개고생하니까 고군분투 맞는 거 같은데, 주변에 선의의 조력자들도 넘쳐나고 운도 잘 따라줘서 사건들은 술술 잘 풀려나간다. 혈혈단신으로 과거에 떨어진 개인이 오직 지식의 힘으로 자신의 시대를 움직이고 변화시켜나간다는 플롯은 SF의 밝은 면이 서구 계몽주의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재미 : 3

감동 : 2

SF  : 3

이 사람을 보라

2014. 1. 5. 09:26 posted by zelaznied


마이클 무어콕 지음

최용준 옮김

시공사, 2004



취향을 많이 탈, 뉴웨이브 종교 (SF)

SF적인 소재이자 소도구는 시간여행-타임머신이 유일하고, 소설의 초점은 가까운 미래의 (지금과 다를 바 없는) 현대 사회의 병폐 속에서 고통받던, 구세주 컴플렉스의 찌질한 주인공이 어떻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시간여행 정보 역설에 따라 (아직)이미 부여된(부여될) 길을 걷게 되었는가에 맞춰진다.

뉴웨이브 SF 답게 내적 독백과 의식의 흐름이 뒤엉킨 산만한 구성을 취하고 있고, 장르 SF로서 종교 SF나 시간여행 SF를 기대하는 독자들 뿐만 아니라 J. G. 발라드류의 화려한 이미지를 과시하는 뉴웨이브 SF를 기대하는 독자들의 예상마저도 뒤엎는, SF보다는 그냥 현대 소설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마 그런 점에서 뉴웨이브 SF들이 장르 안에서 욕 먹었고, 어쩌면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이 뉴웨이브 SF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종교의 현대적 의의에 관심이 있거나, 뉴웨이브 SF보다는 현대 소설에서 SF에 접근한 쪽(심지어 슬립 스트림 말고)에도 거부 반응 없는 독자들에게 강추. 그외에는 비추천.


재미 : 2

감동 : 3

SF   : 1.5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2010. 9. 25. 22:04 posted by zelaznied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장성주 옮김
황금가지, 2010

★★★

저명한 거장의 저명한 대표 단편집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레이 브래드버리의 단편집입니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재미 : 3
감동 : 3.5
SF   : 2.5

유빅

2010. 4. 20. 09:17 posted by zelaznied

 

필립 K. 딕 지음

한기찬 옮김

문학수첩, 2010

 

★★★☆

 

필립 딕의 세계에 오세요

초능력과 우주 여행, (일종의) 냉동인간이 뒤섞인 고전적 분위기의 SF로 시작하더니 중반 이후에서 딕은 무척이나 심술궂고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강박적이리만치 철저하게, 리얼리티를 부숴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절정에 이르러서는 돌연, 수줍고 나직한 목소리로, 우리가 사는 세계,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실재함은 어느 누구도 보증할 수 없으며, 그러나 우리는 이 세계를, 이 삶을 묵묵히, 참고 견뎌 살아나가야 한다고 속삭인다.

 

재미 ; 3

감동 ; 3.5

SF   ; 3.5

우주비행사 피륵스

2010. 1. 11. 19:57 posted by zelaznied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전대호 옮김

오멜라스, 2009

 

★★★★

 

사이버네틱 오딧세이아

우주비행사 후보생 시절부터 애송이 항해사, 노련한 선장, 관록 있는 지휘관, 원로 우주인이 되기까지 한 소년의 우주 성장담을 통해 우주 탐사, 로봇과 인공지능, 심지어 외계 문명이르기까지 SF의 다양한 주제들이 렘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 깊이 있는 사색과 통찰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가볍고 유쾌하게 시작해서 점점 무겁고 어두워지는 수록작들은 사이버리아드 와 궤를 같이 하고, 자기 테이프와 아날로그 계기판, 레버와 다이얼 등 구시대 SF 특유의 공학적 향취가 향긋한 걸작 연작 소설.

 

재미 ; 4

감동 ; 4

SF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