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사회

2018. 10. 12. 16:59 posted by zelaznied

문윤성 지음
아작, 2018

★★★


생각보다는 낡지 않은, 한국 SF의 잊혀졌던 원점


1965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그동안 팬덤 내에서 한국 SF 소사를 이야기할 때마다 간략한 줄거리와 함께 빠짐없이 언급되기는 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인지 대체역사 SF로서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던 비명을찾아서 보다는 덜 진지하게, 화석화된 프로토 SF로서의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새로 출간된 완전판을 읽어보면 의외로 SF의 핵심 요소들인 미래 사회로에 대한 예측과 미래의 새로운 도구들이 전면적으로 사용되어 SF를 읽는 맛이 꽤 제대로 난다. 특히 미래 사회로의 변화 과정을 직접 제시하지 않고 주인공이 체험하며 추론하고 다양한 과정에서 조금씩 알게 만든 구성은 60년대 한국 SF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점이라 놀라웠다. 다만 아쉬운 것은, 주인공의 가치관과 생각, 대사 곳곳에 당시 시대의 한계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점(이건 고전들에게는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주제 면에서, 겉으로는 양성 간의 대립과 화해를 다루고는 있지만 마찬가지로, 남성적 시각에서의 풍자에 가까워서 오늘날의 사회적 문제와 연관지어 이야기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점이 많다는 점.


재미 : 3

감동 : 2

SF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