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기원

2020. 11. 10. 23:30 posted by zelaznied

앤 레키 지음
신해경 옮김
아작, 2020.07.

★★★

같은 우주, 다른 방향의 이야기
라드츠 제국 3부작을 읽었다면 익숙한 분위기가 친숙하겠지만, 읽지 않았더라도 읽기 나쁘지 않다. 오히려 3부작과는 이야기의 방향성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이미 읽은 선입견이 감상을 방해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개인적인 원한이 우주 전체의 변혁으로 이어졌던 3부작과 달리 오히려 세계의 변혁 속에서 개인적인 은원이 풀려나가는 이야기는 호오가 갈릴 여지가 없지 않다. 개그와 재치가 없지 않지만 약간은 뜬금없고, 인물들 간의 갈등과 드라마가 중심이다보니 SF적인 재미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작중 배경을 짧은 역사 속에서 전통에 집착하는 미국 사회 자체에 대한 풍자와 냉소로 읽으면 다르겠지만, 반대로 읽으면 미국 SF의 타자에 대한 희화화와 폄하의 연장선으로 생각되어 불편한 지점도 없지 않다.

재미: 3.5
감동: 3
SF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