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씨451

2004. 7. 22. 20:34 posted by zelaznied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

시공사 2001 (성무 출판사에서 92년에 나왔으나 좀 뒷얘기가 있는 책임)

 

★★★★

 

브래드버리 특유의 감성적인 디스토피아물

키치로 폄하되기도 하지만, 브래드버리는 누가 뭐래도 나날이 천박의 한계를 갱신해가는 현대 미치광이 사회에서 여전히 추구해야할 어떤 가치를 지켜내려는 최후의 수호자들 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런 브래드버리의 시선이 그만의 감성적이고 시적인 언어와 만난 디스토피아 수작. 화재가 완벽하게 예방되는 미래 사회, 이 시대에는 소방수 대신 불을 지르고 다니는 방화수들이 있다. 일종의 하향 평준화로 통합된 사회의 유대를 깨뜨릴 엘리트주의를 박멸하고자 하는 방화수들은 책을 읽는 사람들, 책을 숨기는 사람들을 사정없이 불살라버리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데...

전통적 가치의 옹호 역시 세상의 다른 사상, 주의, 풍조들과 마찬가지로 양면성을 갖는다. 독자 나름의 판단, 혹은 내내 비판적 시선의 유지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브래드버리의 산문은 어쨌거나 그 자체로 빛을 발한다.

 

재미 ; 4

감동 ; 4

SF   ; 4

 

키워드 - 디스토피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