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냐가 1, 2

2004. 9. 30. 08:17 posted by zelaznied

 

마이클 레스닉 지음

최용준 옮김

열린책들, 2000

 

★★★

 

아프리카풍의 유토피아-디스토피아 SF

키리냐가는 아프리카 케냐의 원주민 키쿠유 족을 위해 개발된 태양계의 소행성의 이름. 서구 문명으로 인해 전통 문화가 말살될 위기에 처한 키쿠유 족 중 서구 문물에 혼을 팔지 않은 몇몇 문화적 생존자들이 자신들의 전통을 이어나가고자 소행성으로 이주한다. 외국 유학을 통해 서구 문명의 해악을 간파하고 고대의 지혜를 계승한 주술사 문두무구와, 여러 추장들의 지도 아래 이들은 신세계에서 자신들의 유토피아를 이루고자 하지만...

진부한 이야기지만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는 동전의 양 면이다. 유토피아라는 말 자체의 어원이 가리키듯 인간들이 추구하는 이상적 세계는 어디에도 있을 수 없으며, 만일 현실-실재의 영역으로 끌어내려진다면 결국 디스토피아로 변질될 뿐. 문화적 제국주의 혹은 식민 이론을 배경으로 한 듯한 이 소설 역시 유토피아의 그러한 운명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우화일 뿐이며, 주인공 격의 코리바 혹은 그에 대항하는 여러 인물들 개개인의 옳고 그름은 어차피 유토피아-디스토피아 안에서 부수적인 문제일 뿐이다.

나름대로 진지하게 문제에 접근한 면은 인정하겠지만, 이런 소설이 결국 서구인의 손으로 쓰여졌다는 것 자체, 그에서 오는 여러 미세한 부분 부분들이, 문맥 속에서 혹은 다 읽고 난 뒤의 감상 속에서 불편하게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칭찬하는 SF이고, 객관적으로 그런 찬사에 대해서 인정은 하겠지만, 최소한 fool 은 그랬음. ;;

 

재미 ; 4

감동 ; 3.5

SF   ; 3

 

키워드 ; 유토피아 / 디스토피아 / 인공세계 / 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