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던새들도지금은사라지고

2005. 8. 22. 09:02 posted by zelaznied

 

케이트 윌헬름 지음

정소연 옮김

행복한책읽기, 2005


★★★★

 

그리고 사랑을 속삭이던 연인들도 사라지고...

침묵의 봄이 지구 전체에 도래할 때까지 각국 정부는 수수방관하고 있었다. 동물과 식물, 사람을 가리지 않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임과 유산이 확산되고 문명은 마침내 파국을 맞지만, 이를 예견한 미국의 한 가문은 자신들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소규모 자급자족 체제를 구성하고 불임에 맞설 의학 연구소까지 건립한다. 그리고 그들은 3세대 안에서는 불임의 극복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인간 복제로 인류를 유지해나가기로 결정한다.

굳이 끌어들이자면 어쩔 수 없이 어슐러 르귄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르귄이 보다 거시적이고 보다 깊이 있는 성찰을 추구했다면 윌헬름은 보다 미시적이고 보다 감각적인 느낌이다. 인류의 멸종과 회복이라는 그야말로 거시적인 주제마저도 이 소설에서는 가슴 저린 사랑 이야기로 담겨진 것이다.

물론 속되고 흔한 3류 연애담이 아니라, 케이트 윌헬름의 주인공들은 사랑을 통해 아홉생명 의 생존자 클론이 밤인사를 하듯이 그렇게, 비인간적 실존을 넘어서는 인간성의 힘을 나지막하지만 힘있게 말하고 있다.

 

재미 ; 4

감동 ; 4

SF   ; 4

 

키워드 - 클로닝 / 인류멸망 / 생태학 / 불임 / 예술 / 집단자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