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에 해당되는 글 44건

  1. 2009.09.06 별의 계승자 2
  2. 2009.05.07 므두셀라의 아이들 2
  3. 2009.04.17 멸종
  4. 2008.12.13 별을 쫓는 자
  5. 2008.08.18 화성의 공주
  6. 2008.08.18 사이버리아드
  7. 2008.05.01 전투요정 유키카제1,2,3
  8. 2007.12.08 플레바스를 생각하라
  9. 2007.11.27 나무 바다 건너기
  10. 2007.09.20 라크라이트 2

별의 계승자

2009. 9. 6. 08:55 posted by zelaznied

 

제임스 호건 지음

이동진 옮김

오멜라스, 2009

 

★★★★

 

SF의 핵심

달에서 5만 년 된 시체가 발견된다. 이 무슨 2001:스페이스오디세이 급 오프닝이란 말인가. (주인공이 극비리에 소환되는 것도 비슷하다) 아니, 정말 스페이스오디세이 와는 닮긴 많이 닮았지만 또 다르긴 많이 다르다. 그러니까 월면의 외계 모노리스가 발사한 전파 신호를 따라 선별된 탐험가들이 외행성으로 나아가는 스페이스오디세이 와 달리 학회SF라는 별명까지 붙은 이 작품은 월면에서 발견된 인간의 근원을 찾아 학자들은 지구와, 달(그리고 사실 스페이스오디세이 처럼 외행성까지 가긴 하지만)을 오가며 다만 끊임없이 회의를 열고 추론과 측정을 되풀이할 뿐인데...

근데 그게 진짜 재밌다. 진짜 진짜 진짜 재밌다. SF의 본질을 뭐라고 정의하면 좋을까? 글쎄,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다만, 아마도, 하드SF와 스페이스오페라, 그리고 사변소설의 세 축에 나뉘어 있을 것 같은 그 무언가가, 이 소설에도 뚜렷이 나타나 독자의 감탄과 경이, 희열을 끌어낼 것이라는 것 외에는...

 

재미 ; 3.5

감동 ; 3.5

SF   ; 4

므두셀라의 아이들

2009. 5. 7. 01:57 posted by zelaznied



로버트 하인라인 지음
김창규 옮김
오멜라스, 2009

★★☆

계산자와 함께 하는 고색창연한 우주여행

빅 쓰리를 학자연 순으로 분류하자면 아시모프가 첫째, 아서 클라크가 둘째, 하인라인은 마지막이 될 게다. 하인라인은 그야말로 철저하게 공돌틱하달까. 개인적으론 우주선 궤도 계산을 계산자로 하는 부분에서 뒤집어졌다. 아아, 영원히 빛날 하인라인표 아날로그 감성이여!

소설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지구 위에서 보통 사람들과 다른 사람들이 겪는 수난 속에서 하인라인 특유의 실용적인 주인공이 어떻게 그 난관을 헤쳐나가는가와, 우주로 나간 소수자들이 외계 행성들에서 어떤 모험을 겪어나가는가. 하인라인은 나름대로 기술자적 상상력을 발휘해서 항성간 여행을 가능하게 하고 있지만, 2010년이 가까워지는 지금 보자면 소설 속 과학적 기술적 설정들은 너무 허황되게 순진무구하며,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역시 너무 단순하고 편협하고, 다만 하인라인 특유의 입담과 등장 인물 조형, 그리고 우주 시대의 열정 혹은 고전적 스페이스오페라의 꿈이 채 식지 않았던 시대의 순진무구한 상상력이 그나마 보는 재미를 지켜준다.

 

재미 ; 3

감동 ; 2

SF   ; 3

 

멸종

2009. 4. 17. 15:56 posted by zelaznied



로버트 J 소여 지음
김상훈 옮김
오멜라스, 2009

 

★★★

 

공룡, 시간여행, 그리고 외계인
균형을 잘 잡은 소설이다. 두 고생물학자가 햄버거 모양의 타임머신을 타고 실제 공룡 멸종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중생대의 끝으로 시간여행을 떠난 순간부터 소설의 상상력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며 SF의 여러 고전적인 모티프들을 새롭고 충격적으로 버무려 내는데, 이것을 간결하지만 잘 조형된 인물과, 일상적이지만 그만큼이나 절절한 주인공의 문제 의식이 잘 무게를 잡아주어, 너무 황당하지도, 너무 진지하지도, 다만 너무 재미있게 스토리가 풀려나갈 수 있도록 한다. 불필요하고 무의미해보이는 본문 내 일러스트 등 세부적인 편집이 아쉽지만, 상상력의 힘 자체만으로 단숨에 읽어내지 않고 못 견디게 만드는 유머 SF.

재미 ; 4
감동 ; 2.5
SF   ; 4

별을 쫓는 자

2008. 12. 13. 20:06 posted by zelaznied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북스피어, 2008

★★★★

젤라즈니의 나바호 신화와 베스터의 텔레파스들의 근접 조우
일단 가장 독자들의 기대치를 높이는 이전의 젤라즈니의 신화SF들-신들의사회 와 내이름콘라드-와 비교하자면 외향적 액션의 감소가 눈에 띈다. 내향적 경향은 젤라즈니가 꽤나 과격하게 집어넣은 모더니즘적 형식 파괴와 어우러져 독자의 면전에서 책장을 쾅 닫는 듯한 불친절한 느낌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작품에 SF적인 재미가, 그리고 감동이 없는 걸까? 기기묘묘한, 그야말로 신화 속의 존재들을 연상시키는 외계 생물들이 쏟아지고, 텔레파시 초능력자들이 시공을 넘어 종횡한다. 공중차가 도로를 질주하고 사람들은 텔레포트 부스에서 마치 엘리베이터를 타듯 세계를 건너뛴다. 중동에서는 석유나무 숲이 울창하고 인공지능과 외계인들, 지능이 높아진 돌고래와 원숭이들이 우주와 지구에서 춤추듯 명멸한다. 아니, 소재만 그럴싸하면 모두 SF냐고?
한 남자가 있다. 그의 태생적 한계와 인간 본연의 한계로 인한 실수로 한 여자를 잃었다. 그는 동족을 떠났고 외톨이가 되었으며, 사냥을 하며 세계-우주를 뛰어다녔고, 마침내 그가 했던 모든 행위들이 業이 되어 그에게 돌아왔다. 사냥꾼이 사냥감이 되어 쫓긴다. 내가 나로부터 낯설어진다. 그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인간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세상과 어떻게 대결해야 할까? 나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인간과 삶과 우주 그 안의 모든 것들을 근대 과학적인 상상력 속에 낯설게 조명함으로써 여타의 문학이 가닿지 못하는-혹은 필연적으로 모두 가닿을 수 밖에 없는 해답에 도달하는 SF 본연의 모습이 젤라즈니의 반짝이는 문체 속에 형상화되었다. 결말에서 깊은 감동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스스로의 (문학적) 감수성을 돌아보시라.

재미 ; 4
감동 ; 5
SF   ; 4

화성의 공주

2008. 8. 18. 13:16 posted by zelaznied


에드거 라이스 버로우즈 지음
최세민 옮김
기적의책 , 2008

★★

완역으로 돌아왔다. 별 건 없지만.
고전이라기엔 초기 전형인 스페이스오페라. 그래도 나는 전설이다! 라고 외칠 수 있는 작품은 몇 되지 않는데, 이 작품은 능히 그럴 수 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남북 전쟁 직후 금광 캐러 서부로 떠난 남부 신사 존 카터는 유체 이탈로 뜬금없이 화성에 간다. 가서 혼자 킹왕짱 다 해먹고 거의 다 홀라당 벗은 쭉쭉빵빵 미스 화성도 하나 득템한다.
거부감 들 정도로 백인 판타지가 순진무구하게 펼쳐지는 작품. 그렇지만 눈 밝은 독자라면 이 작품이 열어젖힌 상상력의 문을 뒤늦게 밟고 나온 수많은 걸작들의 흔적을 숱하게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재미 ; 3
감동 ; 0
SF   ; 1.5

사이버리아드

2008. 8. 18. 13:13 posted by zelaznied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송경아 옮김
오멜라스(웅진), 2008

★★★★

마빈이 쓴 은하수를여행하는히치하이커를위한안내서
도솔판 세계SF걸작선 의 용과싸운컴퓨터이야기 를 기억하시는지. 솔라리스 때문에 심각하고 심오하고 난해한 작가로만 오해하기 쉬운 렘의 또 다른 면-사이버 시대의 농담 미학이라고 할 법한 유머 감각이 빛나는 연작 소설집. 다만 앞의 유쾌한 빛이 뒤로 갈수록 사색의 어둠 속에 퇴색하는 것은 조금 안타깝다.

전투요정 유키카제1,2,3

2008. 5. 1. 08:08 posted by zelaznied
  

칸바야시 쵸헤이 지음
하성호 옮김
대원 씨아이, 2007-2008

★★★

인간과 외계 생물이 나누는 철의 대화
1권 중반까지는 그저 SF의 상투적인 세계관만 빌려온 공군 밀리터리물이지만, 중반 무렵, 주인공이 침입자 JAM-외계 생물과 지구 방위 전투기 유키카제-기계 사이에 끼어있는 자신-인간을 발견하는 순간 소설은 밀리터리의 대지를 박차고 SF의 하늘로 날아오른다.
인간과 기계, 기계와 외계 생명, 외계 생명과 인간 사이에 음모와 신뢰가 얽히면서 외계 생명은 인간을 닮아가고 인간은 기계처럼 황폐해지며 기계는 인간의 손을 떠나 외계의 그 무언가가 된다. 밀리터리 특유의 기계적 하드함이 SF 특유의 사변적 하드함으로 승화되는 묘미를 맛볼 수 있는 연작 시리즈.

재미 ; 3.5
감동 ; 2.5
SF   ; 3.5

플레바스를 생각하라

2007. 12. 8. 15:08 posted by zelaznied


이언 뱅크스 지음
김민혜 옮김
열린책들, 2007

★★★★★

플레바스를생각하라 를 독서하라
최고급 스페이스오페라. 익사 직전에서 출발하는 서두부터 장장 300페이지까지 주인공은 쉴새없이 우주와 외계 행성들 사이를 누비며 장쾌한 우주활극을 펼친다. 레리 니븐의 링월드 를 과격하게 박살내버리는 작가의 장대한 세계 설정은 촘촘하고 섬세한 서술과 묘사로 묵직하게 채워져 있고, 카니발리즘적 신흥 종교, 목숨을 건 텔레파시 도박, 대상을 그대로 복제할 수 있는 첩보원, 은하 전쟁의 승패를 가를 신형 인공지능, 인공지능과 융합한 유토피아, 광신적인 전투 종족.. 이 모든 것을 숨막힐 듯한 스피드로 휘몰아쳐 결말로 때려박아버리는 작가의 필력은 경이롭다. (후반부에 잠깐 처지기는 함. -_-;; )

재미 ; 4
감동 ; 4
SF   ; 5

나무 바다 건너기

2007. 11. 27. 14:24 posted by zelaznied


조너선 캐럴 지음
최내현 옮김
북스피어, 2007

★★★

때론 어른들도 성장을 한다
외계인, 시간여행, 도플갱어 같은 전통적인 SF 소도구들이 인생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 속에 기상천외하게 등장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장르의 안팎을 가르는 경계선 위에서 외줄타기하는, 조너선 캐럴의 기묘한 소설.

재미 ; 3.5
감동 ; 4
SF   ; 2.5

라크라이트

2007. 9. 20. 10:18 posted by zelaznied


필립 리브 지음
송경아 옮김
문학수첩 리틀북스, 2007

★★★★

스팀펑크와 스페이스오페라의 행복한 만남
연금술 추진 우주함선을 이용한 대영제국 해군이 에테르로 가득찬 태양계를 정복한 평행 우주 속에서 벌어지는 고아 남매의 모험담. 시대착오적으로 고색창연한 세계관이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나는 상상력의 향연 속에 펼쳐지니 그야말로 짜릿하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쏟아지는 스페이스오페라적인 상상력들과, 작가가 직접 그린 빅토리아풍 스팀펑크 일러스트레이션이 특히나 매혹적.

재미 ; 4
감동 ; 3
SF   ; 4